어제부터 뉴스들은 중부지방에 눈이5센티정도 내려
쌓인다고 예보 하더니...
새벽4시반에 일어나 바깥을 열고보니 은색의 세계
펼쳐져있고 그즉도 싸락 사락 내리는 눈송이들이
빨리 나오라고 손짓하는 것같아...
또 부지런히 남편과 딸래미 깨워대며 창문 활짝
열어젖혀 죽어도 오늘도 산에가는 날이니께
얼릉얼릉 일나라고 퍼뜩퍼뜩....
새벽부터 또 시작되는 마누라 잔소리에
두사람 어그적 어그적 일어나 주섬주섬
옷 챙겨입는다.
운동기구 털털이 소리가 나야지 엄마의 준비가
끝났다는 걸 아는 딸래미는 이불뒤집어쓰고
눈만 준비태세... 언제라도 뛰어나올 폼으로..
화장실 숙성시간 기다리는 남편은 아즉도
감감.... 새벽길 애태우고..
오늘도 무겁고 느릿느릿... 아싸싸사 궁시렁 궁시렁..
대문앞 나서니 똘똘이 지 놈도 같이 가겠다고
컹 컹 컹 멀리까지 울어대고....
집안에선 푸드리까지 한몫하며 오도방정 깨갱 깨갱...
가로등 불빛아래 날아내리는 눈아가씨..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오로라로 길라잡이 해가는거
바라다 보노라 미~이끈 아이쿠머니... 조심 조심..
발이라도 삐는날이면 우리 딸래미 끝장난다며
내년 삼월 학기에 출강도 못하고 종친다고
칭얼대면서도 인제는 산꼭대기 올랐다 오면
온몸에 흐르는 땀의 개운함을 만끽하는지라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도 잘도 따라온다.
오늘도 길이끝나는 산입구 길에 우리의 형제
니모아저씨 차가 늠름히 서있더라..
참새님 그냥 못 지나치고 기어히 또 한마디 그리는건
`+ 찬미 예수... 김기사 출근해`
`아빠.. 그럼 니모아저씨가 누가 썼는지 알아요?
`응` `근데 아무말 안해서 내가 맨날 먼저 물어
글 쓴거 봤냐고?`
`그럼 웃으면서 봤단다...`
`니모는 무뚝뚝하고 참 재미없어... 생긴건 예쁘장하게
생겨가지고 서리~`
산을 오르며 이마에 광부들 불키고 산 골짝골짝
다 비춰가며 오늘도 우리는
`성모니~임 하고 부른다.
남편이 앞장서고 중간에 딸래미 뒤에 내가 서서 가는데
잠깐이라도 분심이 들땐 뒤에서 뭐가 쫒아오는것 같아
큰소리로 천주의 성모마리아님 ~ 저희를 위해 빌어주소서~어
하다보면 무선 생각도 저만치 가버리고
환한 불빛따라 앞만보며 열심히 따라 붙게 된다.
눈~물인지 눈물인지 하얀 김서린 안경은 앞이 잘 보이지않아
두사람 이 봉사들 데불고 가느라 우리서방님 땀깨나 흘리더라
지팽이도 내밀어잡게하고 뒤에쳐저 기다려 주기도하고
우 여 곡 절 ~ 당도한 산꼭대기에 본적도 없는
할밴지 할맨지 무덤앞에 퍼질러 앉으며
할배요~ 우리 오늘도 일찌감치 올라왔심더..
잘 주무셨능교?..
사방 팔방 한번 휘 둘러보고 도라지차 한잔 마시고
금방 몰려오는 한기에 쫒겨 후닥닥 일나며
`할배요 잘 계시이소~
우리딸래미 첨엔 뭣땜에 혼자 궁시렁 인사하냐고 하더니
행여라도 그냥 잊어불고 갈라치면..
오늘은 왜 인사 안하느냔다... 금방 물들었어..
그럼서 생각한다..
만약에~
이담에 혹시라도 우리서방님 먼저 죽어 저기저 자리
잠들어 있으면 내 발길이 이리도 빨리 떨어져가며
잘계시랄수 있을까고...
반석이 아빠! 혼자서 얼마나 춥능교? 내만 뜨신데서
자고 와서 참 미안하요..
집에 내리갈라한께 발이 안떨어져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하며 내려오지않을까는 설운 생각...
세상에 와서 인연으로 핏줄로 서로 묶여 살다가
헤어져 갈지라도...
서로의 마음속에 찍혀버려 하나의 의미가 되어버린
또 다른 나 하나이기에...
나는... 아마도...
내 남편이 잠든 그곳 떠나오지 못하리라....
저만큼 멀리서... 빨리 오지않고 왜 꾸물거리냐는 남편이
또 뭔가 마련가 보다..
딸래미와 둘이서 천천히 내려오라더니..
후두닥닥~ 산아래길
미끄러져 내려 달린다.....
엄청 마려운가보다... 니네 아부지~
2010. 12.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