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랑~ 따라랑~
주일 새벽도 어김없이 알람은 울려댄다.
어젯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조용하고 한적한 마당갈비집에서
몸도 푸짐 마음도 넉넉 빵빵한 배 안고 돌아와
11시가 넘도록 신들의 만찬 드라마를 보며 주말의 밤을 참 여유롭게 즐기다
잠자리에 들었더니...
이 새벽 달콤한 유혹자 ` 오늘은 주일이니 늦게까지 잠자도 되지..
엿새동안 일한 하느님도 주일엔 만사 제쳐놓고 쉬셨다지 아마도?
맨날 잠 모자란다고 아우성인 남편 소원도 풀어주고,... 주일날 오후늦게까지
사순연습시키느라 힘든 딸래미도 좀 봐주고...
너는 또 이 새벽 얼마나 일어나기 싫겠느냐?....자거라 자거라... 아침까지 쭈욱~
그럴까? ...따스한 이불속에 머리를 한껏 묻어보며 뒤척 뒤척 거리다
`안돼... 내가 무너지면 우리집 오늘 하루는 또 엉켜버리지..
주님께선 내게 주신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라고도 하셨는데..``
벌떡 일어나 이불 돌돌말아 몸부림치는 서방님 밀쳐대며 풀석풀썩
이불뺏어 가지런히 개어놓고...
5분만 5분만 애원하는 딸래미도 궁둥짝 한대 갈겨주며 일으켜 세면대로
쫓아내며 또 하루의 서막을 갠신이 갠신이 열어본다.
아마도 이정도의 고행이면 날마다의 새벽전쟁은 사순기간 크나큰 은총의
선물을 내게 안겨 주지않을까 김치국이라도 마셔본다.
시간맞춰 도착한 운동장엔 두개의 커다란 서치라이트
이 새벽 우리셋 말고는 아무도 없는 넓은 운동장 무안하리 만치 밝게 비추고 있다.
오늘은 주일이라 성모님도 쉬셔야 하니 묵주기도로 성모님 성가시게 하지말자는
참말로 웃기는 짬뽕같은 우리서방님 개그도 무시하고..
`그라몬 ~ 더 힘세고 무서운 `전능하신 천주 성부~`라도 불러보자며
시작하는 묵주기도에 서방님도 딸래미도 체념하며 함께 가락을 붙여간다.
열단을 끝내고 끝까지 주일핑게 대어보며 그만 가자는 서방님...
`서방님 딸래미를 생각해서 마지막 바퀴까지 돌고 가소서~`
이 말 한마디면 꼼짝없이 돌고 또 돌아가는 우리서방님..
마치도 성경속 그말씀 `코르반` 한마디면 부모께 바칠 봉헌물조차
눈감아 준다던 면죄부아닌 면죄부 같은...
딸래미 때문이라면 하늘위 달까지도 따주겠다고 폼잡을 우리 서방님같이..
도란 도란 세상속 이야기 하다가..
`엄마! 희경이가 같이 길을 가는데 갑자기 `언니! 저게 뭐 저런교회가 다있어?`
하고 묻길레..`
`무슨 교회?`
`오! 병 .이. 어.~ ? 교회 오. 병이여 다 내게오라? 뭐 그런거야?`
`으~잉?.... 희경.. 오병이어 란 말 몰라? 물고기 두마리와 빵 다섯개로
5천명을 먹이고도 12광주리가 남았다는 예수님 기적사건들 이야기 말이야..`
`그~으~래? 난 몰랐지...`
이상은 딸래미 친구 희경(로사)의 이야긴데 그 친구는 아주 어릴적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바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첼로공부를 하러 떠나
30살에야 한국에 돌아왔으니 향수병에 시달리랴 공부하랴
주일만 지켰을뿐 성경말씀 절대이지 않았으리니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이 아침 배꼽 잡고 웃으며 덕분에 또 주일 아침을 상쾌하게 맞았다.
남편과 9시 미사를 다녀와 한잠 자던 딸래미 또 깨워일으켜
절대로 무임승차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은대로 셋이서 열심히 김밥을 싼다.
자기는 무임승차할 나이니 제발 빼달라며 엉뚱한 떼를 써대는 남편을 눈흘겨도
`내 나이 육십이 훨 넘었는데 지하철도 무임승차... 하는데`. 궁시렁 궁시렁..한다.
셋이서 갖은 재료를 펼치고 놓고 눌르고 말고 하며 두툼한 치즈참치김밥
40줄을 싸서 쿠킹호일에 감아 쟁반위 담아노니 쟁반같은 보름달 동산위에 ~
아니라 쟁반위에 참치김밥 옆구리터질만큼 가득 가득...^^*
밤늦게까지 성가연습하느라 쫄쫄거리는 배를 안고 견디는 젊은이들이
안스러 사순기간 김밥을 싸주겠노라 했더니 성가단장 문자오길..
`베고 잠자도 될 만큼 큰 목침만한 김밥을 기대해도 되겠냐고 하길레
옆구리가 다 터지도록 눌르고 또 눌러 댔더니... 안 터진게 없더라~
딸래미도 룰루랄라 성당으로 행차하고...
한숨자고 일어나 남은 김밥 4줄 들고 저쪽 산아래 첫집 sd회장님네 달려가니
가져간 김밥에다 배도깍고 키위도 깍고 달큰한 조청에 쑥인절미 한상차려
세상속 이야기들 아우먼저 형님먼저 하하호호후후히히~~냠냠 쩝쩝..
통통통통 배두드리니 주일 오후 소공동체 화기애애 나눔자리..
어설녁 해질무렵 이제는 일어나 내일 일 준비하려 안녕하고 인사할제
담 주에 오거들랑 뒷켠에 넣어둔 쑥인절미 두어개 줄꺼마 며
헤어짐을 아셔하는 산아래 그집을 돌아나오며 ....
아부지... 이만하면 오늘 하루 거룩하게 지냈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