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병. 이. 어~ 이상한 교회네*

2012. 3. 11. 오후 9:54:06

글자




따라랑~ 따라랑~

주일 새벽도  어김없이  알람은 울려댄다. 

어젯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조용하고  한적한  마당갈비집에서

몸도 푸짐  마음도  넉넉   빵빵한 배 안고 돌아와

11시가 넘도록   신들의 만찬 드라마를 보며  주말의 밤을  참 여유롭게 즐기다

잠자리에 들었더니...

 

이 새벽  달콤한 유혹자 ` 오늘은  주일이니  늦게까지 잠자도 되지..

엿새동안 일한 하느님도  주일엔 만사 제쳐놓고  쉬셨다지  아마도?

맨날  잠 모자란다고  아우성인 남편  소원도 풀어주고,... 주일날 오후늦게까지

사순연습시키느라  힘든 딸래미도  좀  봐주고...

너는 또  이 새벽  얼마나  일어나기 싫겠느냐?....자거라  자거라... 아침까지 쭈욱~

 

그럴까?  ...따스한 이불속에 머리를 한껏  묻어보며  뒤척 뒤척 거리다

`안돼... 내가 무너지면  우리집  오늘 하루는  또 엉켜버리지..

주님께선   내게 주신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라고도  하셨는데..``

 

벌떡 일어나  이불 돌돌말아  몸부림치는  서방님 밀쳐대며  풀석풀썩

이불뺏어  가지런히 개어놓고...

5분만  5분만  애원하는 딸래미도 궁둥짝 한대 갈겨주며  일으켜 세면대로

쫓아내며   또 하루의 서막을  갠신이  갠신이  열어본다.

 

아마도  이정도의 고행이면  날마다의 새벽전쟁은  사순기간  크나큰 은총의

선물을  내게 안겨 주지않을까  김치국이라도  마셔본다.

 

시간맞춰 도착한  운동장엔  두개의 커다란  서치라이트

이 새벽 우리셋 말고는 아무도 없는  넓은 운동장  무안하리 만치 밝게 비추고 있다.

오늘은  주일이라  성모님도 쉬셔야 하니  묵주기도로  성모님 성가시게 하지말자는

참말로 웃기는 짬뽕같은 우리서방님  개그도  무시하고..

 

`그라몬  ~  더  힘세고  무서운  `전능하신  천주 성부~`라도  불러보자며

시작하는  묵주기도에  서방님도  딸래미도   체념하며   함께  가락을 붙여간다.

열단을 끝내고  끝까지 주일핑게 대어보며  그만 가자는 서방님...

`서방님  딸래미를 생각해서  마지막 바퀴까지  돌고 가소서~`

이 말 한마디면 꼼짝없이  돌고 또 돌아가는  우리서방님..

 

마치도  성경속  그말씀 `코르반` 한마디면   부모께 바칠 봉헌물조차 

눈감아 준다던  면죄부아닌  면죄부 같은...

딸래미 때문이라면   하늘위  달까지도  따주겠다고  폼잡을 우리 서방님같이..

 

도란 도란  세상속 이야기 하다가..

`엄마!   희경이가   같이 길을 가는데  갑자기  `언니! 저게 뭐 저런교회가 다있어?`

하고 묻길레..`

`무슨 교회?`

`오!  병 .이. 어.~ ?   교회   오. 병이여   다 내게오라?  뭐 그런거야?`

`으~잉?....  희경..   오병이어 란 말 몰라?  물고기 두마리와  빵 다섯개로

5천명을 먹이고도  12광주리가 남았다는 예수님 기적사건들 이야기 말이야..`

`그~으~래?    난  몰랐지...`

 

이상은  딸래미 친구 희경(로사)의 이야긴데  그 친구는  아주 어릴적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바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첼로공부를 하러 떠나

30살에야 한국에 돌아왔으니  향수병에 시달리랴  공부하랴 

주일만 지켰을뿐  성경말씀   절대이지 않았으리니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이 아침  배꼽 잡고  웃으며  덕분에  또 주일 아침을  상쾌하게 맞았다.

 

남편과 9시 미사를 다녀와  한잠 자던 딸래미 또 깨워일으켜

절대로 무임승차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은대로  셋이서  열심히  김밥을 싼다.

자기는  무임승차할  나이니  제발 빼달라며 엉뚱한 떼를 써대는 남편을 눈흘겨도

`내 나이 육십이 훨 넘었는데  지하철도  무임승차... 하는데`. 궁시렁 궁시렁..한다.

 

셋이서  갖은 재료를  펼치고  놓고  눌르고  말고  하며  두툼한  치즈참치김밥

40줄을 싸서  쿠킹호일에 감아  쟁반위 담아노니  쟁반같은 보름달  동산위에  ~

아니라   쟁반위에  참치김밥   옆구리터질만큼  가득 가득...^^*

 

밤늦게까지 성가연습하느라  쫄쫄거리는 배를 안고  견디는 젊은이들이

안스러  사순기간   김밥을 싸주겠노라  했더니  성가단장 문자오길..

`베고  잠자도 될 만큼  큰 목침만한  김밥을 기대해도 되겠냐고 하길레

옆구리가 다 터지도록  눌르고 또 눌러 댔더니...   안 터진게 없더라~

 

딸래미도  룰루랄라  성당으로 행차하고...

한숨자고 일어나  남은 김밥  4줄 들고  저쪽 산아래 첫집 sd회장님네  달려가니

가져간 김밥에다  배도깍고  키위도 깍고  달큰한 조청에  쑥인절미  한상차려

세상속 이야기들  아우먼저  형님먼저  하하호호후후히히~~냠냠  쩝쩝..

통통통통  배두드리니  주일 오후  소공동체   화기애애  나눔자리..

 

어설녁 해질무렵   이제는  일어나  내일 일 준비하려  안녕하고  인사할제

담 주에 오거들랑  뒷켠에 넣어둔  쑥인절미 두어개 줄꺼마 며

헤어짐을  아셔하는  산아래 그집을 돌아나오며  ....

 

아부지... 이만하면  오늘 하루  거룩하게 지냈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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