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3 주간 금요일.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저는 어리고 미숙한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은 세상이 온통 무지개 빛이었다가
어느 날은 한 가닥의 빛도 스며들지 못하는 캄캄함을 느끼는
아직은 덜 자란 아이였습니다.
마음은 당신을 따르고 당신의 말씀 안에 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몸은 제 멋대로 움직이는 세속의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런 저를 부르시고 당신 것이라 하셨습니다.
거듭 잘못을 저지르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 말씀드릴 때마다
한 점 의심 없이 믿어주시는 주님,
당신은 강한 이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약한 저를 부르셨고
똑똑한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드시려고
어리석은 저를 부르셨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당신이 주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당신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으니 무엇을 주시겠냐고
큰 소리 칠 것이 전혀 없는 저입니다.
주님, 저의 단 한 가지 바람은
당신이 제게 주신 선물을 제 것인 양 자랑하지 않고
당신이 이웃에게 주신 선물을 가로채거나 질투하지 않으며
사랑이신 당신을 닮아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약하고 죄 많고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저희를 불러주셨다는 사실에 대해서, 세상에서 사람을 뽑는 논리와 전혀 맞지 않음에 대하여 어떤 때는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우리를 가지고 무엇을 하시려나 싶습니다. 마태오의 속마음도 우리와 비슷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에 보답을 하고 싶었는 지 알 수 없지만 후세들에게 복음서를 써 냅니다. 이름 없이 사라질 뻔 한 세리가 모두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부르심에 감동을 느낍니다. 우리가 받은 무상으로 받은 부르심의 선물을 어떤 방식으로 쓰고 계시는지요.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오늘도 나의 힘을 바라며 내미는 연약한 손길을 마다하지 않고 잡아줘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