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3주일

2013. 6. 30. 오전 11: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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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3주일 미사

성경을 보면 참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에게 안심을 주고 있는 사항은 그 인물들이 모두가 착한 사람, 모범적인 사람만 나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우리가 배웠듯이 성경책은 도덕 윤리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군상의 인물들을 보면서, 특히 오늘 독서와 복음을 보며 저는 이런 것이 떠올려졌습니다. ~ 신앙도 흐름이구나 하고요. 무슨 말씀이냐 하면, 처음 예수님을 따르려고 시작하는 이들과 이미 따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냐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처음 교회를 다니려고 할 때, 성당에 갈까? 말까?, 신앙생활을 할까? 말까?를 고민했던 그 때의 기억이 나십니까? 그 때는 왠지 하느님을 믿고 교회에 다니면, 지금보다 잘 살게 될 것 같은 막연한 희망,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라는 사람처럼 결심이 말이지요. 세례를 받으면 그 다음 어떻게 될 지 몰랐지만, 지금보다는 나으리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치 어린이처럼 말이지요. 물론 그 따른다는 말이 실제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은 자세인데, 이처럼 그 무엇보다 하느님이 우선인 것이 실제로 따르는 사람의 모습인데도, 대부분이 이 사실을 나중에야 알아차리지요.

  사람이 성장하듯 신앙인도 자랍니다. 그런데 좀 자라면서 어떻게 변합니까? 여러 분류로 나뉘지만 그 중 하나가 야고보와 요한 같은 경우입니다. 예수님을 반대하고 길을 열어주지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만나자 어떻게 합니까? 이렇게 얘기 합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신앙인인데도 반대편을 만나게 되자 경직됩니다. 해결의 방법도 극단적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과 힘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려 듭니다. 이것은 믿음이 고착화 되어버린, 굳어버린 경우라 하겠습니다. 물론 옳은 모습이 아니지요. 그런 태도 탓에 교회를 등지고 떠나간 사람도 있으니까요. 여기서 예수님은 이렇게 대응하십니다.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여기서 오늘 바오로도 한 마디 합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진실로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는 신앙을 가진 자가 어딘가 모르게 경직되어 있다면, 나의 생각과 행동에 사로잡힌다면, 나중에는 어떻게 되어 버릴까요? 그래서 이런 말씀이 나오잖습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그런데 어떤지 아십니까? 하느님을 믿어놓고 대다수가 또 어딘가에 메어 삽니다. 단순히 죄나 돈에 메어산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침묵을 못 견뎌하기에 다른 것을 또 스스로 찾아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전 제가 잘 아는 어떤 신부님이 미국에 가서 심리학 공부를 하러 가셨을 때 일입니다. 거기 심리학 선생이 묻더랍니다. ‘15살 정도의 여자 아이가 내 옆에서 30분을 울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하게 들었던 생각은 오랫동안 울었으니까 그만 울어라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심리학 선생은 이런 답을 내놓았답니다. ‘우는 것을 들어라~’ 울음소리를 들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흐느낌도 또 하나의 언어이지요. 침묵도 하나의 표현이듯이 말이지요.

  오늘 말씀의 오히려 사랑으로 섬기십시오.” 라는 말씀에서 우리의 자세를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초급 신앙자는 남의 잘잘못을 가리기에 바쁩니다. 왜냐하면 배운 것이 있으니까요. 그것만이 최고라 여기면서 자기가 배운 것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반대자를 끌어 안아주지 못하지요. 당연히 우리 내부 안에서도 이로 인하여 튕겨나가는 이도 있고, 가슴이 식어버리는 이들도 생깁니다. 하지만 이 초급 상태를 넘어서면, 잘잘못을 너머서는 사랑과 나의 사명이 보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수유동 본당 교우 여러분.

  나의 것에 사로잡혀있지 않는 태도가 실제로는 나 자신을 살려줍니다. 나의 반대자를 보면서 지금의 너는 그렇구나~’ 하면서 우선은 넘어가 줄 때, 나는 나의 길을 계속 갈 수 있고, 나의 반대자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진실을 나중에 만나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우린 사랑하는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사랑은 얼만큼이나 되는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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