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학자 기념일
봉성체를 하면서 가가호호를 방문하는데요. 거기서 제가 꼭 해야 하는 작업이 하나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그 분들이 켜 놓은 TV를 끄는 행동입니다. 대다수가 TV를 켜놓고 계십니다. 뭐, 무료하니까요. 물론 그것이라도 켜 놓아야 말동무처럼 재잘거리니까 심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여기서 우리도 비슷한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비슷한 모습이란, 혼자 있는 것, 바로 고독을 두려워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기념일을 맞이한 바실리오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 둘 다 은수생활을 했답니다. 사람이 북적대는 동네에서 사는 데도 외로움을 겪는데, 홀로 사막에 있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참 외로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시간을 겪었기에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았습니다. 마치 복음에 나온 세례자 요한이 광야체험을 했기에 자신의 사명을 알았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우린 어떻습니까?
홀로 있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두려워하기에 자꾸만 대체용품을 찾습니다. TV, 친한 사람 만들기, 일을 가지며 그것에 빠져들기, 취미에 심취하기 등등.. 말이죠. 하지만 이런 행동은 몸만 혼자 있을 뿐이지, 실제로 혼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홀로 있음이 아닌, 홀로 있음을 피하는 행동일 뿐입니다. 간혹 잘못된 홀로 있음, 잘못된 고독은 우울증으로 직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홀로 있다고 다 우울증에 걸린다면, 갈멜 수녀님이나 트라피스트 수사님들처럼 봉쇄수도원에 계시는 분은 다 환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떻습니까? 홀로 있으면서도 오히려 활력이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독서에서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실상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키울 때,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가 보입니다. 기도를 많이 했다는 성인들이 이미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홀로 있다고 외로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홀로 있을 때, 그 분께서 나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기다려 보십시오. 그 기다림이 나를 살려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