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

2012. 12. 15. 오전 12:30:12

글자

장례미사 *

‘가족’ 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들이 있으신지요? 따스함? 정감있는 사랑? 뚝배기에 여러 숟가락을 첨벙거리며 구수한 된장찌개를 먹는 그런 느낌이 떠오르십니까? 그런 가족의 구성원이 하나 둘 크게 되면, 다들 새로운 삶을 일궈갑니다. 참 바쁘지요. 게다가 자식들이 결혼을 해서 자기들만의 가정이 생기게 되면, 형제 자매간에도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가 감돕니다. 서로 부대끼고 싸우고 웃었던 기억들은 어느 새 사라지고, 그저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부인과 자식이 제일 중요하게 되니까요.

  저는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참으로 불효자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뿐인 아들이 신부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대(代)를 이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다들 말할 때, 그만 남들과 반대로 가버렸으니까요. 가끔 홀로 남아있는 그 분들을 보게 됩니다. 과연 무슨 낙(樂)으로 사실까요? 이 자리에서 교리적으로 신학적으로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적으로만 볼 때, 그 분들의 눈에서 기다림이 보여집니다. 기다림, 그건 삶의 희망입니다. 사실 희망이 현실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무엇이 눈 앞에서 이뤄진다는 것도 확신할 수 없는, 그 기다림은 마치 새벽의 안개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희망을 갖고 매일 매일을 우리 어머님들이 안고 살아가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이렇게 되겠지요.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젊음이 영원하지 않듯이, 내가 가지고 이 자리가 언제까지이지는 않듯이 말이지요. 어쩌면 채 골롬바 어머님은 우리에게 그것을 말씀하려고 하셨나 봅니다. 살아있을 때,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요.

주님께서 돌아가실 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살아있을 때 뿐 아니라 죽을 때까지도 모든 관심을 우리들에게 펼치신 그 분을 뵈오며 채 골롬바 어머님이 주님 품에 잘 안겨 새로운 삶을 잘 사시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
고독사로 가신... 어머니... 뉴스가 현실이 되어 내 곁으로 왔구나...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