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9주일 미사. 신명 11,18.26-28.32;로마서 3,21-25ㄴ.28; 마태 7,21-27
찬미 예수님! 교우 여러분 일주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예비자들이 교리 공부를 마치고 나면 찰고라는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세례를 받기 전에 얼마나 교리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는 지 또는 기도문을 잘 외었는지 보면서 그 사람의 열심한 정도를 따져 봅니다. 실은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저 몇 마디 외운 것이 전부가 아닌데.. 하는 생각과 더불어서 그 사람의 열심한 마음을 찰고라는 시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안고 있다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공식적인 교육이 그 정도에서 그치기에 이 사람이 과연 신앙의 깊이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들면서 혹시 그저 신자로서의 의무를 지키는 데에만 급급하지는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가져보게 됩니다.
그렇게 예비자 과정을 거치신 여기 계신 여러분들! 과연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십니까? 마태오 복음 19장에 보면 어떤 부자청년이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십계명에 관한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그 청년은 이렇게 답합니다.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지켜 왔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라고 자신있게 답하며 예수님께 되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기특한 듯 쳐다보시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면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하십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풀이 죽어 떠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여러분이 다 아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우리에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는 거기서 돌아설 수 밖에 없었을까요? 우리 또한 신앙적으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어라 여기십니까?
오늘 예수님은 “나에게 주님,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도 하고 마귀도 쫓아내고 기적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라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며 쌀쌀맞게 대하십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을 위해 열심히 따랐는데, 열심히 일했는데, 뭐가 불만인가 여길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은 열심히 임했을 것입니다. 시킨 데로 잘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런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앞서 예가 된 부자청년처럼 교우가 지켜야 할 계명은 열심히 지켰지만 진정 해야 할 사랑어린 실천은 없었던 것입니다. 당신께서 맡기신 일은 잘 했겠지만 대우를 받지 못한 이유는 그저 해야 하는 직무에만 매달렸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하시기 위해 루가 복음 6장에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너희가 자기에게 잘해 주는 이들에게만 잘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그것은 한다. 너희가 도로 받을 가망이 있는 이들에게만 꾸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서로 꾸어 준다.” 라고 말입니다.
우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에 더 이상 매달려서는 주님의 마음에 들 수 없습니다. 그 이상의 해야 할 것을 찾아야 합니다. 예전 어떤 본당에서 청소년 미사 때 신자들의 기도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때 한 청소년이 이렇게 기도를 했습니다. ‘자선 사업가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선 사업가들이 더 많은 자선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라는 기도였습니다. 아직 청소년이라 그럴 수 있지만 순간 제 입에서는 ‘그럼 너는 ?’ 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남들은 그런 자선의 손길을 뻗치는 데 왜 나는 아직도 이렇게 맴돌고 있는가를 살펴본다면 신앙인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무엇이 나를 가로막고 있고, 무엇이 나를 더 이상 못 나아가게 만들고 있습니까? 마음은 있는데 알기는 아는데 왜 사랑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습니까? 그것을 잘 살필 때 주님이 하신 사랑방법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