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2011. 1. 23. 오후 5: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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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학자 기념일. 마르코 3,22-30

 조선시대 정조 때에 문장가인 홍길주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수여연필이란 글을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충남 공주의 특산물 중 불을 킬 때 쓰는 밀초는 전국에서 이름이 드높았다고 합니다. 정결하고 투명함이 보배로운 구슬과 다름없었답니다. 누가 보내줬다는 그 초를 밝혀서 책을 비추었더니 실상 어두워서 글씨를 분간할 수 없었답니다. 이상하게 심지를 돋울수록 더 어두워지고, 심지를 파낼수록 점점 흐려졌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기름도 깨끗했고 만듦새도 아주 정밀했고요. 타서 줄어듦도 더뎠습니다만 문제는 심지가 거칠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깨끗한 기름을 써서 정밀한 솜씨로 만들었지만 나쁜 심지를 쓰는 바람에 만들었던 모든 공이 빛을 바래고 말았답니다. 그야말로 다 좋았는데 심지가 올바로 박히지 않았던 거지요. 그래서 홍길주는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깨달았다. 마음이 거친 자는 비록 좋은 재료와 도구를 지녔다 해도 사물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을을 말이다.” 여러분의 심지는 어떠하신지요.

 오늘은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이분이 쓴 유명한 책인 신심생활입문에 보면 머리말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독자들이여, 나 스스로는 깊은 신심을 갖지도 못하면서 경건한 생활을 쓰고 있습니다만, 신심 깊게 되려는 원의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겸손한 말을 하면서 그 원의, 지향점이 그의 신심상태를 말해주는데요. 오늘 복음에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고 영원한 죄에 메이게 된다.” 예수님은 학위 따위는 고사하고, 율법학자도 아닌 그저 유랑 설교가셨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그저 주님을 흠집내기 바쁩니다. 나름 공부했다지만 마음이 거칠었기에 그들은 가진 학식으로 일을 할 뿐이었고요. 주님은 성령의 힘을 얻어 하시기에 그 말씀에 힘이 실려 있었는데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살레시오가 말한 원의, 즉 지향점과 주님의 성령의 활동은, 결국 같은 것으로 귀결됩니다. 그건 바로 사랑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가 먼저 깨달은 다음에야 남을 이끌 수 있다고요..’ 허나 예수님은 남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학식보다, 먼저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셨기에 구세주가 되셨습니다. 내가 깨닫고 싶다면 먼저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부터 가져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가진 재료와 기술이 좋더라도 중심인 심지가 부실하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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