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미사

2010. 12. 31. 오후 6:06:57

글자

송년미사. 신명 6,4-9; 마태 5,13-16

  이번 년도도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올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가 어떤 해였던가 굳이 한 해를 마감하는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내가 살아온 한 해를 꼽을 수 있는데요. 그럼 나의 마음과 행동이 어디로 기울었던 한 해였습니까? 올 한 해, 시간과 돈과 정성을 어디에 썼던 날이었습니까?

  미사 시작 때마다 고백의 기도 자비송을 통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만 우린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것도 가장 기본적인 죄에서 맴도는데요. 1995년도에 개봉된 영화에서 모건 프리먼과 브래드 피트가 나왔던 세븐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내용을 이러합니다. 한 지역에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범인은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죄악인 칠죄종을 저지른 사람을 차례로 살해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세븐이란 제목은 바로 칠죄종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그 자체가 죄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자기 자신의 뜻에 따라 지은 모든 죄의 근원이 되는 일곱 가지의 죽을 죄를 말합니다. 이것은 6세기 경 교황 그레고리오 1세 때 세분되어 정리되었습니다. 그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남에게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행위로, 다른 죄로 기울게 하는 하느님이 제일 싫어하는 죄인 교만, 2) 이유나 목적없이 세상 물질에 대한 지나친 애착으로 가난한 사람에 대해 무감각하면서 부정축제의 자세로 사는 인색, 3) 성적 쾌락을 무질서하게 추구하고 즐기는 것으로 사랑과 생명의 신비를 더럽혀 참 사랑의 능력을 잃게 하며 하느님을 멀리하게 되는 호색, 4) 보복하고자 하는 무질서한 욕망에서 나오는 것으로 자기에게 반대하는 것을 없애버리려는 그릇된 욕망인 분노, 5) 음식을 과도하게 탐하게 되어 인간의 품위가 하락되며 그로인해 정신력의 약화, 게으름, 건강상실 등을 초래하는, 탐식 6)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는 것으로 다른 이가 잘 되는 것이 마치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양 싫어하는 질투, 7) 어려운 일을 피하고 싫어하여 본분상 해야 할 일도 하지 않는 게으름으로 무기력, 시간낭비, 선행의 기피, 정신 산만 등을 초래하는 태만그것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형사인 브래드 피트는 사건을 종결하고자, 분노에 못 이겨 자기 손으로 범인을 죽이고 맙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범인이 바라던 바였지요. 범인은 자신을 응징하길 바라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형사 자신이 범인과 수사를 벌이다가 보복이라는 분노에 말려들어간 셈이 된 건데요.

  로마서 7장에는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내 지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서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참으로 우린 약한 인간입니다. 이겨나가기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우린 이런 어려움만 보고 이를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주신 분을,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가끔 보는데요. 바로 그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분이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너희는 집에 있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주어라.” 과연 그분이 무어라 하셨습니까?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고요. 정말 그렇게 모든 힘을 다하여 사랑할 때 복음에 나온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기에 숨을 수가 없습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드러나는 힘이 생겨나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상도동 본당 교우 여러분

마태오 복음 7장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한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사람이 말을 듣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귀로 듣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몸으로 듣는 것입니다. 귀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릴 수 있지만, 몸은 하나이기에 그럴 수 없습니다. 복음은 이처럼 몸으로 듣는 것입니다. 귀로 들으면 그저 복음에 유식한 사람이 되고 말 뿐이지만, 몸으로 들으면 내가 복음 자체가 됩니다. 여러분 자체가 복음이 되어, 내년에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 나가시길 오늘도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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