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르코 3,13-19
호세아 예언서 2장에 보면 마치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계약을,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대화처럼 엮어놓았습니다. “너와 나는 약혼한 사이. 우리 사이는 영원히 변할 수 없다. 나의 약혼 선물은 정의와 공평, 한결같은 사랑과 뜨거운 애정이다. 진실도 나의 약혼 선물이다. 이것을 받고 나 주님의 마음을 알아다오.” 누군가를 사랑하셨을 때 느꼈던 예전 감정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그런 감정은, 혼자 사는 저보다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의 모습도 변하기도 했겠습니다만,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은 우리를 더욱 감사한 삶으로, 더욱 뜨거운 삶으로 옮겨가게 해주는데요.
오늘 축일을 맞이한 성녀 아녜스의 삶이 그런 삶이었습니다. 사실 13살 정도의 소녀가 그 나이에 알면 얼마나 안다고, 하느님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냐고 충분히 반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예수님을 참답게 모시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자신을 마치 어린양처럼 바치고 싶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 복음은 그 유명한 12제자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저 그렇게 살았던 이들이, 이제 사도라는 이름으로 부름을 받아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리고 직무에 맡은 모두는 나중에 주님을 본받아 자신을 바치는 순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녜스는 겨우 13살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그 유명한 유대철 베드로 성인도 그만한 나이였습니다. 사춘기 나이에 부모 애먹일 나이에 그들은 그들의 부모를 뛰어넘는 용기와 결단을 보여줍니다. 깨닫고 실천하는 데는 나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문제는 투신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어떤 것도 넘어설 수 있다는, 그 초월적인 정신이 평범한 삶을 기적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이제 그 기적을 만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