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 주간 금요일. 히브리서 4,1-5,11;마르코 2,1-12
여러분은 세상 살면서 어느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여기십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시험을 치고 나서 성적이 공개되었을 때였는데요. 시험을 본 것도 힘들었는데 얼마 안 있어 성적표가 나오면서 ‘000점’ ‘00등’ 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한숨이 푹 나온 것을 회상하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를 졸업하고도 이런 성적과 등수는 계속 사람을 따라다닌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인간관계에서도 사람을 사귀고 나서 ‘그 사람은 어느 정도의 사람이구나’ 하고 평가를 내린다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말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약속이 계속 유효한데도 여러분 가운데 누가 이미 탈락하였다고 우겨지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주의를 기울입시다.’ 라고요. 서로 사람끼리 대하다 보면 나하고 다른 세상에서 그동안 살아왔기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의 옳고 그른 것 이전에 나하고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제할 때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일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그것을 충분히 알기 전에 ‘저 사람은 정말 아니야.’ 라고 내가 못 박아 버린다면 그 사람은 나의 세계 안에서 회생할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사라지게 되는데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중풍병자를 보고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야말로 하느님만 하실 수 있는 말이라 여겼기에 의아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제 구세주이심을 드러내시면서 우리도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자기 주위를 한번 둘러보십시오. 내 주위의 사람들 중에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무관심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나의 세계에서 사라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내 기억 속에 없어진 사람마저도 일깨우시며 그들을 바라보기를 바라십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기억하기조차 싫은 인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생각지 않는다면 그들은 살아있어도 죽은 인물이 됩니다. 우리 스스로가 사람을 찍어 없앨 수는 없잖습니까?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사랑법을 익혀갈 때 나는 예수님처럼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적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