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나의 마음은 무엇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지 혹시 보셨습니까? 우리 사람들은 남의 모습, 남이 하는 모양새는 관심이 있지만 나의 모습은 그저 거울 보는 것 이상으로는 관심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즉, 자신의 외모에는 신경을 쓰지만 내가 하는 생각, 평소 말을 하는 태도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 때가 많아 체념하고 자신의 영혼의 상태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고해성사 보기를 그렇게 힘들게 여기나 봅니다.
오늘 스테파노 성인의 모습이 나옵니다. 우리는 보통 그의 순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평소 그의 마음에 무엇이 들어있었던가에 대해서는 간과할 때가 많아 보입니다. 많은 이들이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입니다만 그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라고 되어 있듯이 그의 마음에는 그저 자신의 것으로만 가득 차 있지 않았습니다. 즉, 하느님의 것으로 가득 차 있었고 평소 그분과의 시간을 많이 가진 모습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린 살면서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해서 많은 물건을 삽니다. 또 남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필요하다 여깁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결국 그런 것들은 살기 위해 필요한 도구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잖습니까? 결국 내가 살기 위해 잠시 빌리는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강을 건너면 나룻배는 버려야 합니다.’ 내가 필요했던 것은 그 임무가 마쳐지면 그것을 내려놓아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평소 나의 계획도 그렇고, 나의 꿈도 그렇습니다. 뭔가 이뤄지면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부여잡고 가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하느님의 사명이요, 나의 소명의식입니다. 내가 하고픈 것들까지도, 나의 욕심과 계획까지도 당신께 물어보고 나아갈 때 ‘무엇을 말해야 할 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그분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나의 헌 것을 그분께 드리고 그분의 새 마음을 받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치환되어갈 때 나는 스테파노처럼 살 수 있습니다. 그냥 멈춰져 있는 나의 삶을 당신의 것으로 변화시킬 때 우린 진정 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