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공현 후 수요일

2009. 1. 9. 오후 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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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공현 후 수요일. 요한1서 4,11-18;마르코 6,45-52

 겨울 때라 그런 지 피정이 열린다는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피정이란 말의 뜻 무어라 여기십니까? ‘피할 것은 피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한다.’ 라 여기십니까? 뭐 그것도 맞지요.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으로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요. 기도를 배우러 가는 그곳의 모임의 그 답은 결국 나와 하느님과의 대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피정 지도자가 가르쳐 줄 수 있지만 스스로 깨우칠 때 더 큰 효과가 나기 때문에 듣기만 할 뿐 별 말 없을 때가 많은데요.

 우린 한편으로 나 스스로가 나서서 하는 것에 굉장히 어색해 하고 두려워할 때가 많아 보입니다. 이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누가 가르쳐 주면 속이 시원하고 쉽게 응할 수 있는데 홀로 깨우친 것을 감히 실행에 옮기기 힘들어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었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라고요. 영을 나누어 받은 우린 하느님의 영을 통해 그것을 깨우칠 수 있는 심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피정 지도자가 해야 할 사항은 오직 중간에 서서 피정자가 하느님과 더불어 같이 행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오직 본인이 그것을 체험할 수 있게 마련입니다. 신부님들이 강론이나 강의를 할 때에도 완전한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본인에 맞는 상태를 찾게끔 하기 위함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면서 당신의 의도도 마찬가지라 여겨집니다. 당연히 물 위로 걸어오는 누군가를 보면 두려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제 복음에 이어진 이 말씀은 이제 빵의 기적도 보았으니, 아무 것도 두려워 할 것이 없음을 알려주시기 위함이었는데 계속 두려워하는 모습 속에서 우린 아직도 뭔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린 뭐가 그리 두렵습니까? 무엇 때문에 안절부절 못합니까? 하느님을 믿고 있음에도 그렇다면, 당신이 직접 내 곁에 계셔도 그 상황은 달라질 것 같지 않은데요. 두려움의 정체를 들여다보십시오. 내 신앙의 현주소도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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