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2주간 화요일. 마태오 7,6-14. 구역장, 반장을 위한 미사.
먼저 박노해 시인의 약점이란 시를 먼저 읽어드리겠습니다.
약점.. 약점은 약이 되는 점..남들은 모자란 지점이라고..낙인 찍은 점이지만..모자란 만큼 보살피고 길러서.. 나중에 귀하게 쓰자고 남겨둔 점...약점이 있기에... 그대가 와서 나를 채워주고...내가 그대를 채워줄 줄 아는...우리 상처난 영혼에...겸허히 비워둔 점..약점...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면 참 약한 면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구역장, 반장직을 이행하다 보면 왜 그리 우리 말을 따라주지 않는 지.. 게다가 뭐라도 좀 알려주려 하면, 차갑게 대하는 사람은 왜 그리 많아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지.. 과연 이 직무를 계속 이행해야 하는가? 하는 자문을 하게 되면서 힘 빠질 때가 참으로 많은데요.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쉽지 않은 일이기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신은 아무에게나 이런 일을 맡기지 않으십니다. 언뜻 보기에 약점 많고, 능력 없는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 마치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듯한 어려움이 생깁니다만 그 안에서 참다운 것을 봅니다. 아까 시에서 본 것처럼 ‘그대가 와서 나를 채워주고...내가 그대를 채워줄 줄 아는..’ 이란 문구에서 보듯이 나의 힘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당신으로 인해 내가 채워지고 있음을, 그러면서 남에게도 무언가 부어지고 있음을 말입니다.
우린 어떻게 이 일을 행해 나가야 하겠습니까? ‘도덕경’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가장 선한 것은 흐르는 물과 같다.’ 고요. 좋은 것은 물과 같으니 물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가길 좋아하니 ‘도(道)’에 가깝다는 노자의 가르침입니다. 잘 안된다고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십시오. 좁은 문으로 들어가듯 고개를 숙이고, 당장 뭔가 이행되지 않더라도 기다림 속에 유연한 대처 방식을 행한다면 주님과 교회는 항상 기억할 것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구역장, 반장님들의 노고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