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이 시대가 어떤 시대로 보여집니까? 각자 뭔가를 요구하며 자기 목소리를 내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반영되려면 뭘 해야할까?에 대해서는 염두하지 않는 듯 합니다. 듣는 입장에서 그 얘기를 들어줄 명분이 없다면 들어줄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전례가 없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는 입장에서는 줄곧 주장합니다. 이때 그것이 반영되려면 진정 무엇이 필요할까요?
베트남의 틱꽝득 스님이 있습니다. 그는 베트남 전쟁 중 불교를 탄압하고 독재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합니다. 1963년 벌어진 이 사건은 몸에 휘발유를 붓고 벌어진 소신공양의 영상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여기서 가부좌를 풀지 않고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 모습에 모두 숨 죽여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해당년도 11월 육군 소장이 쿠데타를 일으켰고요. 당시 정권은 막을 내리게 되는데요.
오늘은 2014년 복자품에 오르신 분들의 날입니다. 당시의 신분제도와 자유의 억압에 항거하기 위해, 세상을 복음의 시각에서 출발하려는 피의 희생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앞서 ‘목소리를 내는 세상에서 그 목소리가 반영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답은 희생이지요. 자신의 제일 소중한 것을 내놓지 않고 말만 하는 사람이 늘어가는 세상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희생일 것입니다. 그분들의 덕택으로 우린 여기에 오늘도 모였습니다. 목소리를 냈기에 선거도 이뤄지는 때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바라기 때문이지요. 그분들이 지키고 세운 것을 우리 스스로 망가뜨리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잘 승화시키고, 지켜내며 후손들에게 자랑스레 물려줘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