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요한 1서 2,3-11;루카 2,22-35
질문 하나 드리면서 시작할까 합니다. 지금 본인의 삶이 어떤 사소한 중독된 것 하나 없이 살아오고 계십니까? 아니면 무엇에 사로 잡혀 살고 있는 것 같습니까? 우리나라도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고 합니다만, 중독된 사람의 위험성은 본인이 그것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점차 빠져 들면서 중독이 자신을 점점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그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삶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피폐한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네 삶도 그런 중독에 빠진 분들이 계십니다. 살고있는 삶에 평탄함에만 중독되어서, 진실로 해야 할 어떤 책임도 맡고싶지 않기에 피하려고만 한다거나, 나는 문제없이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 여기기에, 손해보는 것을 무조건 터부시 하는 행동이 현실에만 안주하려는 신앙인의 중독된 행동이라 하겠는데요.
오늘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 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말은 사랑이라고 칭하면서, 실로 받아들여야 할 사람들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가 좋아하는 면만 보려는 시각의 중독성에 빠진 결과라 하겠는데요. 이런 편협된 사랑의 중독은, 자신도 모르게 사랑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오늘 복음의 시메온은 그저 아기만 바라보았을 뿐인데 이런 소리를 합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그저 아기 하나 안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의 시각은 먼 미래까지 닿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모습이 필요합니다. 보고 싶은 면만, 듣고 싶은 것에만 안주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의 것을 통해 다가올 구원의 첫 단추가 어떤 모습일까?를 헤아리는 시메온의 시각처럼 살기 위해서는, 어느 것 하나에 치우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