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4주일. 나해. 역대하 36,14-23; 에페 2,4-10; 요한 3,14-21
여러분이 여기 오신 이유가 있습니다. 이른바 ‘큰 기쁨, 큰 행복’ 을 얻고자 오셨습니다. 맞지요? 단순히 사고픈, 먹고픈, 얻고픈 뭔가를 얻으려고 왔다면 나가시는 문은 뒤쪽에 있습니다. 마트나 백화점을 가시면 됩니다. 여긴 그런 곳이 아닙니다. 그럼 여긴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곳인가요? 그 대답을 하기 전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로, 한 가정에서 터져나오는 기쁨의 탄성이 있습니다. 임신소식, 출산소식, 한 아기의 옹알거리며 웃고 웃는 소리입니다. 생명의 소리이지요. 아직 어떤 과학자도 생명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복제기술이나 냉동기술로 생명을 만드는 것은 이미 있던 것에 대한 재가공이지, 생명 자체를 만드는 건 아닙니다. 아직 현대 기술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하느님은 우리의 몸을 통해 직접 기쁨을 얻게끔 도와주십니다. 둘째로, 더 선하고, 올바른 일과 봉사활동을 통해 체험하는 일입니다. 누군가를 돕고, 찾아가는 것은 해 본 사람만이 아는 맛입니다. 물론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그들이 꼭 우릴 고맙다며 반기는 것도 아니고요. 우리 스스로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한 의도를 격려해주시는 성령의 기운에 주눅들지 않고, 감내하면서 보람차게 일하곤 합니다. 세째로, 생활의 고단함으로 쉽게 지칠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럴 때 나 자신만 보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옆사람들의 도움도 한계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습니다. 그걸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주님께 나를 맡기고,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며 느끼는 것, 그동안 살아오면서 얻은 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곳은 여러분께 무엇을 줄 수 있을까요?
앞서 거론했던 몇 가지 예처럼 잠시 잊었던 것을 떠올려주게 해줍니다. 좋은 기억은 좋은 기억대로, 안 좋았던 기억은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부족함을 이해하게 도와줍니다. 그러면서 더 선하고 나은 것들을 추구하고 나아가게 격려해줍니다. 누가요? 주님과 여기 함께 있는 우리 교우 공동체들이요. 모든 것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시간을 내야하고, 활동해야 하며,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내 삶이 여기까지 오게 해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릴 위해 높은 곳에 들어올려져 보여주십니다. 성당 중앙 높은 곳에 위치한 이유도 그걸 상기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답이 안보이고, 막막할 때, 주님의 사랑을 떠올리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그것을 잊지 않길 원하시고요. 우리도 기억할 때 새로운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