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탈출 24,3-8; 히브 9,11-15. 마르 14,12-26
당신의 몸을 받아 모시며 얼마나 성장하셨습니까? 그분의 사랑을 얼마나 더 가깝게 느끼셨습니까? 유구한 세월을 지내며 점차 당신이 하셨던 생각과 행동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그중에서 당신이 직접 알려주시고 세우신 성체성사를 통해 예전 당신의 제자들이 가졌던 똑같은 감동을 느끼고 싶고요. 당신을 느끼며 체험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오늘도 당신 앞에 모여왔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랑의 방법이 있었지만, 그중 최고는 우리를 위해 직접 흘리시고 바치신, 희생의 방식이 우리가 모시려는 성체의 신비입니다. 여전히 인간의 눈으로는 그저 작은 빵에 불과해 보이지만 이를 통해 우린 더 큰 사랑의 신비로 들어갑니다. 어쩌면 매번 모셔왔기에 그 감동이 덜할 지도 모릅니다. 매번 그 시간이 되면 남들처럼 뒤이어 모셨기에 그저 하나의 형식처럼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똑같은 밥이라고 하여 다 같은 밥이 아니지요. 누가 차려주느냐? 내가 어떤 때에 그 밥을 먹게 되느냐?에 따라서 같은 밥도 다르게 느껴지고요. 조건이 다 갖춰진 상황에서 먹느냐? 아니면 누군가의 희생과 고생 속에서 먹게 된 것이냐? 에 따라서도 다르게 느낍니다.
어릴 때 세례를 받았더라도, 이성이 깨어 주님이 누구신지 알게 된 때에 비로소 영성체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다는 이유도, 그만큼 사랑이 뭔지 알 때에야 비로소 감사를 가질 수 있고, 그분께 대한 사랑을 더 고맙고 소중히 느낄 수 있듯이, 비록 어리고, 믿음이 강하지 못했을 때였어도, 당신이 선사하신 사랑을 받게끔 허락하심에 말 없는 고마움을 가지게 되는데요.
식구(食口) 라는 말이 있지요. ‘한 집에서 같이 살며 같은 것을 먹는 이’ 들을 말합니다. 그분이 직접 선사해주신 식사 공동체의 사랑을 통해 우린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그리스도의 몸” 이라는 말을 들으며 그분의 선물을 받고, 당신의 몸을 영하며, 우린 점차 당신의 사람으로 변해갑니다. 점차 양육되어 성장해 갑니다. 비록 내가 온전치 않고 부족하더라도, 그 안에서도 뭔가를 일으켜주시려는 사랑을 헤아리며, 고맙게 주시는 사랑을 잘 받아들이면서 예전보다 더 나아져 가는 우리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