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9주간 목요일. 로마 6,19-23; 루카 12,49-53
얼마 전 개봉했던 ‘더 룸’ 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어느 젊은 부부가 한적한 곳으로 이사합니다. 남편은 미술가이고 부인은 번역가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경제적으로 많이 힘듭니다. 홀로 고민을 하던 남편이 술 한 병을 다 마신 후, 뭔가 아쉬운 마음에 ‘한 병 더 마셨으면..’ 말합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술 한 병이 방 한 켠에 생깁니다. 그들은 그 때부터 집에서 나오질 않습니다. 돈도 원없이 만들고, 호텔급 음식에, 호사스런 생활을 합니다. 그러다 잠시 차를 타고 산책을 나가다가 주유소에 들릅니다. 값을 지불하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만 있었던 돈은 없고 먼지만 가득한데요. 혹시나 싶어 집에 가서 돈과 물건을 집밖으로 뿌려보지만 역시나 다 먼지가 되어 흩어집니다. 그야말로 잠시 지닐 뿐, 가져갈 수는 없었던 건데요. 그러면서 또 내용이 이어집니다. 여러분은 지금의 이 세상에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결국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는 삶은 우리나 그 영화나 비슷해 보이는데요.
예전 콜로라도에 있는 수도원에 머물렀다는 신부님 이야기입니다. 그곳은 토마스 머튼이 생활하던 트라피스트 봉쇄수도원입니다. 거기선 ‘성소자 식별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고요. 참가자는 자신의 성소가 뭔지 보는 거였습니다. 헌데 여긴 일반인도 옵니다. 마침 그 신부님과 같이 참여한 사람은 뉴욕 증권가에 성공한 펀드 매니저였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나름 세상에서 성공했다고 여겼는데, 어느덧 세상의 부와 명예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왔답니다. 그곳 담당신부님도 비슷한 말을 하더랍니다. 근처 수도원에 이런 지원자들이 넘쳐난다고요. 대부분 나이도 많고, 신기하게도 성공한 사람들이 더 찾아온다고요. ‘세상의 부와 명예는 아무 것도 아니구나, 뭔가 얻었지만 여전히 영적인 갈증을 느낀다면서 자기의 삶이 공허하고 허무하다’ 고 온다는데요. 하지만 우린 여전히 가지지 못했기에 그들을 부러워하고 있는걸까요?
오늘 복음은 그런 분들에게 알맞은 말씀입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하시면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 듯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대다수가 원치 않는 광경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실은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면 먼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봤었어야 했는데요. 독서도 마찬가지죠. “이제 여러분이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종이 되어 얻는 소득은 성화로 이끌어 줍니다.” 우린 이미 예전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압니다. 그렇게 남처럼 살려했고, 남이 더 부러워 보였고, 그것이 우릴 얼마나 옥죄게 만들고 힘들었는지를 압니다. 이제 해방되야지요. 자유로워야지요. 지금 움켜쥐고 있는 게 정말 진짜로 보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