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창세 15,1-18;마태 7,15-20
얼마 전 전례분과 소속 단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시작은 ‘교우들을 위한 강연’을 준비하는데요. 예전처럼 주입식 교육을 피하기 위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① 현재 제일 고민되는 문제는 무엇입니까? ② 고민과 관련된 교회의 문헌을 찾아보셨습니까? ③ 이런 문제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접근하길 원하십니까? 였습니다. 여기에 결과는 ①- 많은 분들이 경제적인 문제를 압도적으로 꼽았고요. 그 다음 가정, 신앙문제 순이었습니다. ②- 많은 분이 교회문헌을 찾지 않은 이유가 잘 모르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답니다. ③- 교회 가르침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일부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거나, 여러 단체가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답변을 보였습니다.
이 사안에 두 가지가 보였습니다. 하나는 기복적 신앙입니다. 내가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였으니 현실에서 확인될 수 있는 ‘은총’ 이라는 선물이 주어져야 하는데 실은 이를 내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종교는 세상과 분리되어야 한다고 여기기에, 본인이 이미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비신자처럼 교회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답변에는 커다란 모순이 있습니다. 내가 시간과 정성을 들이면 은총의 효과가 현실적으로 드러나길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의 가르침이 세상에서 구현되면 안된다고 여기는 이상한 발상입니다. 그럼 예수님이 사람으로 태어나 왜 세상에 오셨을까요? 이건 대단히 현실성 있는 문제인데요.
오늘은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이 분은 이단을 논박하며 정통적인 가톨릭 신앙을 옹호하셨는데요. 하지만 요사이도 이단, 신흥종교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요사이 신흥종교에 빠진 3계층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어려운 이 많이 찾았습니다만, 요사이는 중산층 부녀자가 많습니다. 이유는 결혼하고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손해 본 느낌, 헛헛한 마음이 들어 허탈감을 채우고자 그렇구요. 청년 대학생층이 많습니다. 이들은 앞날이 불안합니다. 3포,7포를 넘머 N포 세대로서 현실의 어려움을 떨치고자 그렇구요. 도덕적 결핍을 느끼는 이들이 세상이 더욱 세속화 되어 갈수록 거룩한 것을 찾습니다. 물론 이들의 시작은 모두 ‘기성종교’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성종교는 자기들의 아픔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여기면서, 기성종교는 있는 사람, 배운 사람이 많다며 떠납니다. 그래서 찾은 신흥종교는 일단 분위기가 좋습니다. 소수인원이기에 대화도 많이 하고요. 관심도 써주고, 통성기도를 하며 감정을 울려주기에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자기들만의 폐쇄된 공동체 속에서 배타적인 인간관계를 맺기에 가족조차도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 되고 마는데요.
오늘 독서의 아브람도 현실적인 아픔을 토로합니다. “저를 보십시오. 당신께서 자식을 주지 않으셔서, 제 집의 종이 저를 상속하게 되었습니다... 주 하느님, 제가 그것을 차지하리라고 무엇으로 알 수 있겠습니까?” 나름의 불만과 의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켠에는 하느님을 향한 신뢰어린 믿음이 있었기에 정성껏 봉헌물을 준비하고 제사를 바칩니다. 그런 자세가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지요. 복음에도 이런 말씀이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우리의 신앙안에 어떤 씨가 묻혀 있고, 그것이 어떻게 열매로 맺히고 있느냐? 를 보신다면, 내 마음 안에 묻어놓았던 진짜 원하는 욕망이 무엇이고 어떻게 현실화 되는 지 확인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성종교인 우리도 잘해야 하겠지만, 신앙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안에 무엇이 깔려있는 지도 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내가 여기에 왜 있는가?' 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