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7주간 월요일. 야고 3,13-18;마르 9,14-29
1972년 11월 23일자 로마 바티칸 신문에 보면 당시 바오로 6세 교황님의 인터뷰 장면이 나옵니다. 기자는 묻습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교황님은 답합니다. “제가 하는 대답이 너무 단순하거나 심지어 너무 미신적이어서 비현실적일지라도, 여러분을 놀라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들 중에 하나는 악마라고 불리는 악으로부터의 방어입니다. 악은 단순히 어떤 것에 대한 결핍이 아니라 실제적인 행위자이고, 살아있는 영적인 존재로서 신앙을 왜곡하고 타락시켜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정말 무서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현실의 존재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모습은, 우리가 겪는 불행들의 원인에 대해서 그저 꾸며낸 현실로 여기고 어떤 공상적인 인격으로 설명하려는 행위는 성경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다양한 구절에 의해 지적되어 왔습니다. 사탄과 함께 하느님의 많은 피조물들이 타락해 왔고 망쳐져 버렸지만 그것에 대해 우린 아주 조금밖에 알지 못합니다.” 라고요. 이 세계는 영적인 세계입니다. 우리가 믿는 큰 신(神)인 하느님 뿐 아니라, 그에 대항하는 악마의 세력이 있음을 자각할 때에야말로 우리에게 놓여진 문제에 대해 치유가 가능한데요.
오늘 복음속의 현장은 한 사람을 치유하는 다급한 모습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는 땅에 쓰려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이런 현장은 단순하게 한 아이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가족이라는 굴레 속에서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묵상기도를 하다보면 이런 문제를 만납니다. ‘가족에게 어떤 사랑을 했었는지?’ 에 대해서요. 처음에는 ‘나만 피해본다. 나만 서운하다’ 는 대답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들여다보면, 내 뜻을 배우자나 자식에게 강요하면서, 그들의 뜻보다는 내 뜻을 정당화 시켜나갔고, 결국 만나게 된 결과는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안겨주면서, 그것을 나는 인정하기 싫기에 결국에는 내가 가진 악(惡)을 정당화 하고, 강화시키는 꼴이 이어집니다. 즉, 가족끼리 부지불식간에 독을 뿜어내고 그것으로 상처를 입고,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서 다시 독을 뿜어내는, 악순환의 고리가 가족끼리 생겨나기에 가족끼리 사랑하지 못하는 문제가 터지는데요.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위에서 오는 영이 어떤 성격을 갖는 지를 잘 알아야만, 제대로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언지 잘 헤아릴 때 치유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