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베드로1서 5,1-4;마태오 16,13-19
저번 주 신부님들의 새로운 소임지 이동 후 맞게되는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입니다. 일부러 날을 맞추었는지 오늘 독서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러분 가운데 있는 하느님의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데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제가 살면서 들어온 말 중에 제일 듣기 힘든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신부님들도 인간 아니겠어?” 하는 말입니다. 물론 인간 맞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약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본당을 만날 때마다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지요. 단순하게 인간의 범주 안에서만 맴돌지는 않습니다. 바로 성령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해결해 나가시는 신부님들의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본당의 빚을 갚아간다거나, 본당 안에서 편이 갈린 사람들을 화해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편하게만 살고 싶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기적과 같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베드로, 얼마나 약한 인물입니까? 오늘처럼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증언하자 예수님으로부터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는 칭찬을 받지만 주님의 수난 때는 3번이나 모른다고 해놓고 도망갔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부활 후에는 다시 3번을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약한 인간이 거룩하게 변해갑니다. 이른바 성인이 됩니다. 논어의 자장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군자의 과실은 마치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과실을 저지르면 모두 보고, 고치면 모두 우러러 보느니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주목을 받고 삽니다. 그래서 쉽게 스캔들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물론 실수가 있겠지만 즉각 고칠 때 또한 존경을 받습니다.
베드로 성인은 우리 같은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약했던 인물이 성인이 되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자신을 열어놓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히브리서 3장 7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너희가 그분의 목소리를 듣게 되거든 마음을 완고하게 갖지마라.” 주님을 향한 개방된 마음이 베드로를 지상의 대리자로 세우십니다. 저도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도 저희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