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4주간 목요일.

2016. 2. 3. 오후 1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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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4주간 목요일. 열왕상. 2,1-12; 마르 6,7-13

  매 달, 곧 결혼을 앞두 예비 부부들과 혼인교리를 합니다. 그러면서 요 근래 교구에서 실시하는 설문지 조사를 했는데요. 문항 중에는 신혼살림에 관한 준비도 물어보는 사항이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젊은이들이기에, 비록 집은 월세를 살더라도 갖출 것은 다 갖추겠다는 모습들이던데요. 그러면서 제가 갖고 있는 살림살이가 보였습니다. 기도만 하면 될 것 같았던 삶이 10년이 지나고 보니 너무 많은 것을 갖추고 있는 게 보입니다. 비록 신학, 교리, 영성서적이라지만 책도 많고요. 옷에는 관심이 없지만 4계절을 갖춘 나라라서 종류별로 있을 것은 갖춰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기도와 음악이 통하는 영성을 지향하는 지라 이에 관한 짐도 있습니다. 그동안 버린 것도 많았지만 아직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고, 바꾼 것도 있습니다. 어제 개포동으로 발령을 받고 제 방에 짐을 들여다봅니다. 그러면서 혼잣말을 합니다. 불필요한 것 참 많이 달고 사는구나..’ 라고요.

  오늘 말씀은 그런 말씀들입니다. 1독서에 다윗은 죽음을 앞두고 아들 솔로몬에게 유언을 남깁니다. 주 너의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 그 분의 길을 걸으며 또 모세 법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의 규정과 계명, 법규와 증언을 지켜라. 그러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 복음에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지팡이 외에는 아무 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 하십니다. 물론 우리의 첫 느낌은 이런 탄식입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요. 기본적인 것은 있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다 있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오랫동안 부부생활을 하신 분들도 그랬을 것입니다. 다 갖추면 좋다는 것을 아시지요. 하지만 살면서 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없어도 될 것이 있다는 사실을요. 물론 저도 있으면 편리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라고 마르타에게 언급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저도 그러면서 무릎을 탁 치면서 답을 합니다. 맞습니다. 주님, 당신의 이름으로, 당신의 사명으로 무장했는데 뭐가 더 두렵겠습니까? 거추장스러운 것을 잘 떨쳐내고 정말 필요한 것을 잘 쥐고 이 세상을 살게 해주십시오 라는 기도가 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체험을 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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