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3주간 화요일. 사도 7,51-8,1ㄱ;요한 6,30-35
세상을 살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찾을 수 있는데요. 그것은 꼭 나이 많고, 경험 많고, 학식이 높은 사람이 언제나 주도적으로 일을 끌어나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들이 항상 잘할 것 같이 보이지만 오히려 경험은 부족하고 젊지만, 바른 소리를 하면서 패기있는 행동을 보이는 이들이 있는데요. 경력은 별로 없지만 잘 해 나가는 이들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오늘 스테파노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그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그동안 행한 업적이 있었던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있습니다만 그는 성령이 충만하여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에게 “여러분은 그 의로우신 분을 배신하고 죽였습니다.” 라고 강하게 외쳤습니다. 그러면서 “하늘이 열려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라는 말을 하였지만 그 소리를 듣기 싫어한 이들에게 장렬하게 순교하고 맙니다.
저희 교구에 계신 신부님 중에 영성의 대가이신 신부님이 계십니다. 이 분은 요즘이라면 내세울 때 필요한 학위 등의 스팩, 이런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성적인 감(感)은 뛰어나신 분입니다. 그래서 면담 등을 하다보면 나의 속마음이 들키게 되면서 나의 생각을 스스로 바로잡게 만들어버리는데요. 간혹 자신이 더 똑똑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믿는 사람이 그분에게 가면, 그분의 어눌한 말솜씨에 실망하고, 투박한 행동에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요.’ 하면서 돌아서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분 안에 영성의 샘이 솟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달라지는 것을 보곤 하였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혀 아닌 것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나이나, 학력이 별로 대단치 않아 보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그의 언행을 보면 무언가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스테파노 성인은 여러분 주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는 사람은 달라질 것이고요. 나의 판단에 가로막혀 있는 사람은 영원히 보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 마음의 빗장을 열어 줄 사람은 하느님도 아니도 예수님도 아니고 성모님도 아닌데요. 그럼 과연 누가 내 마음을 열어줄 수 있을까요? 결국 열쇠는 여러분이 자신이 갖고 있는데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