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2주간 화요일.

2014. 3. 17. 오후 11: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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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2주간 화요일. 이사야 1,16-20;마태 23,1-12

  예전 본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동안 유학을 다녀오시고 가톨릭 대학교에서 굵직한 자리를 역임하시다가, 정말 간만에 본당 주임신부님이 되신 분과 같이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본당에 오시니 얼마나 하고 싶으신 일이 많았겠습니까? 그동안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하고만 살다가, 실제 본당에 와서 목자다운 삶을 사시려니, 나름 계획도 많으셨던 분입니다. 그러다가 엠마오를 가는 계획이 나왔습니다. 성주간을 비롯하여 그동안 본당에서 수고한 사람들을 데리고, 거창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소박하게 12일로 다녀오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곧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사무장, 관리인, 수녀님들이 내놓은 이유는 그동안 전례(前例)가 없었다. 밖에서 자려면 힘들다.’ 는 것이었습니다. 듣고 보니 나름 타당한 이유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도를 넘는 행동들이 그 다음부터 나오고 있었는데요. 도를 넘는 행동이란, 설사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 있었더라도 나머지 결과에 대해서는 그 분의 판단에 맡겼어야 했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주임신부님의 판단여부까지 흔들려는 시도가 보였던 것입니다. 저는 회의가 끝난 다음, 나머지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어떤 안에 대해서, 긍정이건 부정이건 말씀드리는 역할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분의 판단의 영역까지 들어가 좌지우지해서는 안됩니다. 어차피 책임을 지는 분은 그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분이 판단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전보다 사람들이 교육을 많이 받게 되면서 이른바 자아가 강해졌습니다. 남의 시각보다 자기 판단기준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에는 장유유서가 있고, 교회에는 순명이란 것이 존재합니다. 순명이란 자기의 역할을 잘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그럼 자기 역할을 잘하려면 어떻게 될까요? 마태오 복음 25장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오늘 말씀은, 자신의 역할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1독서는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하시고요. 복음에서는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하십니다.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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