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7주간 목요일

2014. 2. 26. 오후 11: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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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7주간 목요일. 야고보 5,1-6;마르 9,41-50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것을 즐겨 찾으며, 보고 듣는 편입니다. 예를 들자면, 한 때 여행 갈 때는 한옥 체험을 하러 안동이나 전주를 돌아보기도 했고요. 황병기 선생의 가야금을 좋아한다거나, 예전에는 동양화라고 불리었던 한국화 전시회를 잘 보러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화 중에서 수묵화라는 것이 있습니다. 채색을 하지 않고, 오로지 검은 먹과 붓으로만 그립니다. 그럼 그 그림 안에는 몇 가지 색깔이 들어있을까요? 먹빛 때문에 온통 까만 색일 것 같지만, 실은 물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엄청난 수의 색깔이 나온다고 전문가는 얘기합니다. 이른바 농담(濃淡)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저는 예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교구사제로 산다는 건, 마치 아무 색깔도 없는 단순한 수묵화처럼 보입니다. 그냥 본당에서 비슷한 생활들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단순하고 비슷해 보이는 먹빛 안에는 참으로 다양한 빛이 숨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참으로 단순해 보이는 사제의 삶에서 참으로 다양한 빛깔을 내며 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신앙인들을 모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우린 똑같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어떤 계기로 입회하였는가? 를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회한 이유가 다 다릅니다. 과연 이렇게 다양한 다큐멘타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참으로 다양한 부르심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 안에는 모두 하느님이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마치 그림안에는 다양한 빛깔의 먹빛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검은 먹물이 있어야 그림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소금이 짠 맛을 상실하면 길에 버려질 수 밖에 없듯이, 우리 안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해야 하겠습니다. 독서에 부자들은,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통에 자기 색깔을 잃어버립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잘라버려라, 빼 던져 버려라 는 조금은 섬뜩한 말씀도, 실은 우리 안에 있는 근원적인 참 존재를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것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나를 살리고 있는 것이 무언지 알아야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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