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 30일 신학교에서 알마축제가 있었다....
그 공고를 보고나서..그저 구경이나 가려했는데..
일 주일 전...급작스럽게...전화가 한 통 왔다...
기타반 선생님이었다.....30년간 신학교를 오가며 가르치던 분이셨는데..
내가 먼저 전화할 지언정...절대 먼저 전화할 분이 아닌 그 분이 전화를 하신거다..
그러면서 들려오는 한마디...
"내 기타 인생 최고의 위기 순간이 왔어요.. " "예?"
"지금 신학생이 7명뿐인데..합주를 하고싶데...암만 생각해도 신부님들이 도와줘야겠어~"
신학생들이 축제를 맞이해...무대에 서고 싶은 모양이었다....그 맘 충분히 이해하지...
악보를 그 때 받아들고 두어 번 참가하여 맞춰보고... 합주 상황을 mp3로 녹음하여
집에서 연습도 하고 하였다....
당일날...
당연히 내가 친 음에서는 삑사리가 났다. 내가 멜로디를 연주하는 퍼스트였는데..
연습 날짜도 많지 않았고 말이다.... 게다가 모두들 돌아가며 실수도 했지만...
다행히 듣는 분들은 아주 정성스레 듣고 있었다....
짧은 준비였지만 망친 음악회는 아니라서 열심한 후배들에게도 고마웠다..
2년마다 축제가 될 예정이라 내년은 축제가 없기에 ..
기타반 출신인 학장 신부님의 주선으로 예전..명동성당에서 신부님들이 공연했던 것을
살려...내년에는 신부가 모여 공연을 하고
수익금은 어려운 신학생 장학금으로 마련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난 그 날 이상하게 기분이 안 좋았다.....
신학생들은 뒤에 신부가 와서 받쳐주고 있으니 든든하게 힘이 나 있었고...
무대에서 자기가 연주하고 있으니 입은 찢어지고 있었지만....난 이상하게 기분이 묘했다....
지금..곰곰히 생각하니...난 연주를 잘 하고 싶었나 보다...
내가 하는 부분에서는 실수없이.. 기타만 잡으면 에릭크랩톤처럼 실수도 예술로 보이는..
하지만 그 마음을 떨치지 못했기에..난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었다...
모두들....잘 하고 싶어한다. 공산품처럼 매끄러운...
하지만 사람이 하는 예술이 어찌 그럴 수 있으랴...
진짜 연주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잘 하고픈..그 마음을 이젠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짜 연주가 나오니까...잘 하려고 하다보면...연주에 잡념이 생기고
音에 치중하지 못한다.
연주하면서...남의 것을 들으면서도..내 안에 생각은 사라져야 한다.
그럴 때 정성어린 진정한 합주가 나오게 되니까..
그런 연주는 듣는 이도 감동하게 되니까..
내년...이맘 때 연주회가 있다면....그 땐....그 마음으로 서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