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보이느냐?”

2019. 1. 1. 오후 11:12:31

글자

신부생활 15년차로 돌입한다.

한 본당당 2년씩.

이른바 만기 제대로 본당 7번째에 임하고 있다.


돌아보니 보인다.

아쉬움과 꿋꿋함과 미련함과

더 사랑하지 못했음을..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 생활을 하다보니 사람이 보인다.

이들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고, 갈증이 있는가를

그러면서 이런 것도 보인다.


시간이 아무리 지났어도

그런 부탁은 결코 들어주면 안되는 것이었음을..


양 냄새가 나는 목자를 바라는 세상이다.

당신이 세상에 오신 이유도 그랬기에 사람으로 오셨으리라

없는 이에게, 간절하게 매달리는 이에게는

한없는 자비로움을 보이셨지만

강하다는 사람에게는 무섭게 대했다

이른바 강자에겐 강하게, 약자에겐 한없이 자비롭게..’


당신은 사람들의 부탁을 항상 들어주진 않았다.

3번의 수난예고에도 그분의 제자들은 반대했다.

요사이 국민청원처럼 온갖 의견이 올라와도

매정하게 뿌리치며 그 길을 가셨다.

그 길을 과연 누가 원했으랴?

하지만 당신은 소명을 지니고 십자가를 메었고

결국 모두를 살렸다.


이 길이 갖는 좋은 점 중 하나는

가진 것이 없기에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교구 신부가 가진 것이 없진 않다.

하지만 갖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거추장스럽다는 것도 느낀다

그러기에 홀가분해야 한다

더 비워내야 한다.

그래야 참된 것을 채울 수 있으니까..


결국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길을 가야한다

물론 그 길을 타인들이 원치않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인기나 이미지를 노렸다면

이 길은 그야말로 갈 수 없는 못 갈 길이리라

그런 것.. 다 필요없다.


나는 당신이라는 빛을 붙잡고 올해도 갈련다.

앞날은 어찌될지 모르지만

그 약속은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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