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본당을 떠나고 이제 일주일 정도 지났다..
그런데 전 본당 사람들에게서 문자가 온다... 만나자고..
답문을 하지 않았다..
내가 시크하면서 차가운 면이 있긴 하다만...
이미 이 곳에 왔는데 예전 사람들을 자꾸 만나는 것도 좋은 면이 아니고...
그걸 이 곳 사람들이 보는 것도 좋지 않고...
우리는 같이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 아닌가?...
물론 만날 수 있다. 같이 예전의 회포를 풀면서..
그러나.. 그 속의 이야기는 그저 과거의 이야기를 할 뿐이겠지..
그 본당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을 되풀이 하며...
확실히 사람들은 현재에서 벌어지는 만남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떠난 후에, 눈에서 멀어졌을 때에야 알아차리니 말이다.
허나 이미 그는 떠나고 없는데...
신부로 살다보면 많은 헤어짐의 연속이다.
우선 내가 계속 다른 곳으로 부임하고 있고,
그 안에서 내가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과 인연이 맺어지지 않음에 대해
가슴 아픈 면도 발견한다..
현재의 삶을 사는 우리다..
그 현재를 사는 속에서 그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 지 알아야 하는 삶이다.
그러면서 더 어쩔 수 없는 삶에 대해 가슴 아파하지 말아야 한다
헤어지는 삶.. 떠나는 삶 속에..
그걸 잘 받아들일 때 나의 삶도 제대로 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무녀독남으로 자랐기에 홀로 있음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전 신학교 때에도 독방이 주어졌을 때, 같이 있을 때보다 더 좋아했던 나였으니...
화계사에서 다포를 하나 샀는데.. 거기 이런 글이 있어 적어본다.
인연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 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법구경에도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지 말라. 미운 사람과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진 않을 수 없는 삶..
다만.. 해주고, 도와주고, 할 도리를 다한 후..
떠날 때를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뒤를 돌아보지 말고 자기 길을 가는..
강을 건너면 나룻배는 버려야 하듯,
아기가 걷고나면 보행기는 치워져야 하듯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