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은 어떻게 그걸 참고 사세요?

2012. 2. 6. 오후 1:32:24

글자

보통 신자들하고만 만남의 시간을 갖는 삶이지만 가끔 다른 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신학교 때부터 레슨을 받고 있던 ‘클래식 기타반’ 을 신부가 되고서도 나가고 있다.

그 선생님이 45년생이시니... 제자들도 그분과 30년 이상을 같이 합주하던 사람도 있고..

나는 겨우 그분을 만난 지 10여년 된 합주반의 초짜제자이다.

제자들의 학력도 직업도 다양하다.. 간호사, 학교 선생님, 무슨무슨 박사님, 가정 주부,

게다가 신부인 나...

레슨이 끝나고 남자끼리 가끔 만나 2차 주회를 한다... 그러다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신부님... 질문이 있는데요.. 혼자서 사신다메요? 그럼 그걸 어떻게 참고 살아요?”

 
신자들은 감히 실례가 될 수도 있는 질문이기에 잘 하지 않지만, 모르는 비신자들이니 궁금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교회적인 이야기를 답으로 해봤자 못 알아들을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얘기한 기억이 난다.
 
“아이가 갑자기 크게 울면 엄마가 어떻게 하지요? 등을 잘 쓰다듬으면서.. 괜찮아 괜찮아.. 해주지요? 그럼 아이는 꺽꺽거리다 울음을 그치지요... 그처럼 잘 다독여주면 되요...”
 
 자기도 모르게 큰 분노가 일 때, 그 화가 자기를 잡아먹을 때, 성욕도 마찬가지로 내가 무슨 짓을 하는 지조차 모를 때가 있다.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져 있고... 이 때 자기를 잘 쓰다듬어 줄 필요가 있다. 세상은 무조건 가진 것을 발산하라고 얘기한다. 그래야 풀린다고... 그래서 학생을 가르치는 성교육 교사마저도 ‘힘들면 자위행위를 하라.’ 는 이야기를 방송으로 접할 때면 ‘이게 교육인가?’ 허탈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발산만을 하려들 때 다치는 사람이 발생한다. 자신도, 상대방도..
 
 노예로 살지 않으려 이 삶을 택했다. 참 자유적인 삶이 되려고.. 그런데 감정에 휩싸여 욕구에 휩싸여 노예가 되고 그로인해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몇 번이나 내가 뭘 했나? 싶은 지경도 있었다. 그런 여러 바람이 지나간 후, 지금에 와서 따져보면...
난 참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저 사제직을 하기위해 욕구를 포기하는 목석같은 사람도 아니란 걸 알았다. 나는 만나고 사랑하는 하느님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몇 년전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하면서 등록증을 받았다. 그 내용에는 ‘뇌사시 장기를 기증합니다. 사후에 각막을 기증합니다.’ 죽고 나서 내 것을 누구에게 주는 사실을 아는 이라면 나를 막 굴리며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소중하게 나를 여기고, 내 것을 받게 될 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 준비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내 것만이 아니다. 하느님이 정결하고 깨끗한 나를 원하신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의 유혹의 폭풍을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우린 모두 인호를 받은 당신의 사람이니까...

댓글 1

  • 2012년 2월 10일 오후 7:00

    아멘.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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