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한 신자 한 분이 설렁탕집을 차렸습니다. 신부님과 신자분들이 축하 해 줄 겸 설렁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설렁탕 맛이 영 신통치가 않았습니다. 정말 이게 아니다 싶을 정도로 맛이 없었지만 아무도 맛이 없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때 바른 소리 잘하는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형제님! 설렁탕 맛을 보니 뭔가 좀 빠진 것 같아요?” 그러자 주인이 얼떨결에 말했습니다. “예? 그놈의 파리가 또 빠졌어요? 아까 건져냈는데… … ”
제가 이곳 샌디에고 본당에 부임한 직후 저녁을 먹으려고 근처의 한인 식당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주인이 반갑게 맞으며 음식을 주문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저희 집을 찾아주시는 한 분, 한 분을 예수님으로 생각하고 모십니다. 그리고 음식을 만들 때도 이 음식은 예수님께서 잡수실 음식이다. 하는 마음으로 합니다.”
저는 그분이 저를 신부로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분의 말씀에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저를 예수님으로 맞아 주셔서 감사하고 예수님께서 잡수실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순두부찌개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는 기회가 되면 그 집을 소개합니다. 똑같은 음식을 준비해도 사랑과 정성이 함께하면 음식이요, 사랑없이 만들면 그것은 사료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준비하고 음식을 먹어야지 사료를 먹거나 먹여서는 안 됩니다.
히브리서 13장 1-2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손님 접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손님 접대를 하다가 어떤 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접대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정성과 사랑으로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기회를 주셨다고 믿고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위한 일을 사랑으로 하면 어떤 일이든 결코 지치지 않습니다. 억지로 마지못해 하면 헛고생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기 좋아하는 자들처럼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진심으로 실행하십시오.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것처럼 기쁘게 섬기십시오. 종이든 자유인이든 저마다 좋은 일을 하면 주님께 상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두십시오.”(에페6,6,-8)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1요한3,18)하는 기쁨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아브라함의 환대>, 템페라, 14세기, 베나키 박물관, 아테네, 그리스
구약의 성조인 아브라함과 부인 사라는 자신의 집을 방문한 세 천사에게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시중을 들며 환대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세 명의 천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즉 성부·성자·성령을 표현한 것이다. 천사의 붉은색 옷과 바닥의 녹색, 그리고 배경의 황금색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생명·진리를 상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