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양로원을 방문한 길에 예정에 없던 다른 분을 만나 신앙에 관련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분께서 "천주교회에도 이렇게 열심한 분이 계시냐?"라고 놀라워하더랍니다. 천주교에 대한 이미지의 한 부분입니다.
천주교는 적극적인 전교활동에 더디고 조용한 편입니다. 어떤 분은 활동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활동거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는 것입니다. 예비자 권면, 환자방문, 미사참례 권유, 쉬는 교우 방문,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 유아 돌보기 등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다만 내 입에 맞는 것, 하고 싶은 것, 혹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활동의 범위가 적어질 뿐입니다.
마리아 사제 운동의 가르침에서는 "언제나 너희의 삶으로 말하여라. 너희의 삶이 너희의 말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내가 너희를 통해 말하게 되고, 너희의 말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 말뜻을 이해하며 받아들이게 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봉사자로서의 행동 하나하나가 전교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이 아닌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이웃에게 다가서는 전교가 되길 바랍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예수님께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장애가 될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복음을 전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활동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자신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신앙인이라고 하면서도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앞에서 결정한 것이나 주님께 약속한 바는 미루지 말고 그분의 뜻대로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요한15,4)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활동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은 주님 안에 머물러 있지 않은 까닭입니다. 적극적인 활동에 앞서 주님과 일치되어 있는가 성모님의 마음으로 얼마나 무장되어있는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성모님은 예나 지금이나 당신 아드님 곁에서 우리를 위하여 끊임없이 전구해 주십니다. 사랑합니다.
한스 멤링(Han Memling, 1440-94)의 <축복하시는 그리스도>,38.4x28.3㎝, 노턴 사이먼 미술관, LA, 캘리포니아
지금 보는 그림은 크지 않다.(38.4x28.3㎝) 그런데도 왜 사람을 강렬하게 붙잡을까. 우선 얼굴과 어깨 두 손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아무런 장식도 꾸밈도 없는 단순 소박한 모습. 인간적으로 그려져 있으면서도 압도적인 경건의 이미지를 띠고 있다. 평범함 속의 우뚝한 성스러움. 응시하는 눈빛은 한 처음의 여명처럼 맑고 축복의 손길은 따뜻이 열려 있다. 화가 멤링은 예수님에 가장 가까운 형상을 그리게 해달라고 수없이 기도 했으리라. 우리에게 가장 큰 축복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하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