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간 화요일>(2015. 2. 24. 화)(마태 6,7-15)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돌아가지 않고,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한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제1독서이사야서 55,10-11).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하시며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신다. 무엇보다 서로 용서하여 미움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하늘에 한을 남기지 말라고 이르신다(복음 마태오 6,7-15).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8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14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오늘의 묵상]
구원이란 ‘문제 해결’이다. 구원자는 ‘문제 해결자’이고, 세상 문제를 해결하는 이를 ‘구세주’라 할 것이다. 기도란 문제의 열쇠가 아버지께 있음을 고백하며 의탁하는 것이다.
문제의식 없는 기도는 이방인의 전례 언어에 불과하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던 기도에는 당대의 사회적 문제가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 오늘 우리의 문제를 주님의 기도에 담아 본다.
만물 만세의 주인이신 아버지,
재물과 권세의 악령들이 아버지의 옥좌를 탐하며
제국의 기술과 허구의 명성과 무기의 위용들이
당신의 자녀들을 탐욕의 종말에로 구인합니다.
어머니의 젖줄인 만년 강은 파헤쳐 신음케 하고
아버지의 사랑과 생명을 검은 바다에 수장합니다.
아버지의 섭리를 비웃으며 오만의 권능을 휘두르는
저들의 손아귀에서 이 땅을 구하소서.
오늘 우리가 일용하는 음식을 정케 하여 주시고
가장 큰 고통이 미워하는 마음임을 고백하오니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어
꼬이고 맺힌 것을 풀고 닦아 하늘에 남기게 하지 마소서.
돈과 문화의 마귀에 사로잡힌 삶을 긍휼히 여기시어
저희의 어리석음과 허물을 저울에 달지 마시오며
아버지의 평화와 정의로 저희를 구하소서.
천상천하의 권능과 영원 영광이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이미 알고 계신다 빈영억라파엘신부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나 기도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누군가가 기도해 준다고 하면 마음의 위로를 받습니다. 본인은 기도에 소홀히 하면서도 남에게는 기도해준다고 말하고 또 기도해 달라고 청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기왕 기도할 바에야 효과 있는 기도, 올바른 기도, 열매를 맺는 기도를 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6,7-8).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느님께 청하기도 전에 알고 계신다니 청하는 바가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를 먼저 살펴야 하겠습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기도의 본질적 요소는 많이 생각하는 데에 있지 않고, 많이 사랑하는 데 있다. 기도란 사랑의 행위 외에 다른 아무 것도 아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더 많이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을 잘 살아가야 합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하느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묵주기도, 9일기도, 15기도, 33일 봉헌기도,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 등등 성인 성녀들이 즐겨 봉헌하였던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기도에 따르는 삶의 쇄신과 실천 없이 일자 채우기에 급급해 하면서 꼭 들어주실 것이라고 믿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을수록 그만큼 더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루이 에블린은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열심을 다해 공덕을 쌓고, 많은 것을 청하지만 실제로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구원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기를 빌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먼저, 더 많이, 더 깊이 우리를 사랑하십니다(한상봉). 그러므로 구하기도 전에 우리의 뱃속까지 환히 꿰뚫어 보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오늘이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기도가 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이사야서 말씀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시온은 “주님께서 나를 버리셨다. 나의 주님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고 말하였지.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이사49,15).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14,14) 그러나 “결코 의심하는 일 없이 믿음을 가지고 청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바람에 밀려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같습니다.
그러한 사람은 주님에게서 아무것도 받을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야고 1,6-7). 나보다 나를 더 환히 아시고 필요한 모든 것을 예비하시고 채워주시는 하느님께 믿고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믿고 바라고, 믿고 감사하고, 믿고 기뻐하고, 믿고 사랑합니다. 사랑에 사랑을 더하여,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빈말> 송영진 모세 신부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마태 6,7)."
'기도'는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입니다. 그래서 '빈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대화가 될 수 없고, '기도'가 아닙니다.
1) 우상은 생명이 없으니 듣지 못합니다. 아무리 간절하게 청해도, 지극 정성을 다 해도, 듣지 못하는 우상에게 바치는 기도는 그냥 '빈말', 즉 헛소리입니다. 아무도 듣지 않기 때문에 허공을 향해서 혼자 내는 소리일 뿐입니다. 과학이 발달했다는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미신을 믿고 있고, 우상을 숭배하고 있고, 그런 것들에게 소원을 빌면서 '빈말'을 하고 있습니다.
2) 마음에도 없는 말은 모두 '빈말'입니다. 믿는다고 말해도 마음으로는 믿지 않는다면, 그 말은 '빈말'이고, 거짓말입니다. 믿음 없이 입으로만 바치는 기도도 '빈말'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믿음이 없다면, 그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말만 듣고 속을 수 있지만 하느님과 예수님께서는 그 고백과 기도가 진실한 것인지 '빈말'인지 아십니다.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빈말'이고, 거짓말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나를 사랑하느냐?" 라고 세 번이나 물으셨습니다(요한 21,15-19). 그때 베드로 사도의 대답은, "예. 사랑합니다."가 아니었고,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였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자기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으려고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너무 쉽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을 피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3)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것은 대화가 아닙니다. 대화가 아니기 때문에 '빈말'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도, 하느님의 말씀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기도는 '빈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기도할 때마다 사람과 마주 앉아서 대화를 하는 것처럼 실제로 하느님과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기도'의 전반부는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는 부분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부분입니다.
4) 실천이 따르지 않는 말은 '빈말'입니다. '두 아들의 비유'(마태 21,28-32)를 보면,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포도밭에 가서 일하라고 말하자 작은아들은 가겠다고 대답만 하고 가지 않습니다. 일하러 갈 생각도 없으면서 대답만 그렇게 한 것일 수도 있고, 정말로 일하러 갈 생각이 있어서 가겠다고 대답했지만, 어떤 이유로 실천을 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결과만 놓고 보면, 그 아들의 대답은 '빈말'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마태 6,12)"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우리가 용서하겠다고(또는 용서했다고) 명시적으로 밝히는 기도입니다. 그래서 만일에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고 있거나, 용서할 마음이 없는데도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면, 역시 '빈말'이 됩니다. 또 기도를 바칠 때에는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용서를 안 하고 있다면, 결과적으로 '빈말'을 한 것이 됩니다.
5) 다른 사람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기도도 '빈말'이 됩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우리'(저희)입니다. 아버지는 우리의 아버지이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청하는 것은 전부 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만일에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면, 그 기도는 '빈말'입니다. 주님의 기도뿐만 아니라 모든 기도가 다 마찬가지입니다.
사순시기를 더 잘 지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목표를 정하고,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일에 그런 일들이 마음에도 없는 일이라면, 그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라면,
또 하느님의 뜻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신심을 과시하기 위한 일이라면, 그것은 '빈말'과 같은 '빈 행동', 즉 '빈껍데기' 같은 행동이 됩니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당연히 '빈말'이고. 그리고 사순시기를 잘 지내기 위한 목표와 계획에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즉 자기 혼자서만 복을 받으려는 욕심만 있다면, 그것도 역시 '빈말'이 될 뿐입니다. 하느님의 복은(은총은) 아무도 독점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할 때에는 골방에 들어가 숨어서 기도하여라." 라고 말씀하셨는데(마태 6,6), 이 말씀은 "기도한다고 과시하는 위선적인 기도를 하지 마라." 라는 뜻이지 "이웃의 일에 대해서는 관심 끊고 숨어서 기도만 하여라." 라는 뜻이 아닙니다.
"교회는 세상일에 간섭하면 안 된다." 라고 주장하면서 교회의 사회 참여 활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말이 종교인은 정치활동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이라면 맞는 말이지만, 이웃이 어떻게 되든 말든 관심 갖지 말고 신앙생활만 잘하라는 뜻이라면 대단히 잘못된 말입니다. 사랑 실천 없는 기도는 빈말이고, 사랑 실천 없는 믿음은 빈껍데기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마태 6,8)
여성들은 꼭 말로 표현해야 좋아한다고 하죠?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예쁘다고...
남성들은 이렇게들 말하죠. 꼭 말로 해야 아나?
보면 모르나? 맘이 중요하지...
기도를 하는데도 좀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지요?
여성들은 필요한 것을 말로써 많이 청하는 편인데
남성들은 기도를 잘 못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청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하느님도 이런 점에서는 아버지가 맞는 듯 보여요.
예수님이 그러시잖아요.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ㅎㅎㅎ
그럼 기도를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태리 사람들은 손을 묶어 놓으면
말도 못하고 기도도 못한다지요.
그냥 "하느님 고맙습니다~~" 하면 되죠 뭐!
이미 내가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시니
언젠가 때가 되면 이루어주실 것이니 고맙고
이렇게 부족한 나를 늘 용서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오늘 많은 기도를 드리기보다는 맘속으로
"하느님 고맙습니다~~"를 수시로 바치면 어떨까요?
오상선 바오로 신부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이사야서 5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