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함께하는 연주자

2022. 10. 17. 오전 9: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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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당은 대형 병원과 바로 이웃하고 있다. 병원에 온 환자들이 성당에 와서 기도도 하고 성당마당에 주차를 하기도 한다. 어제는 산책을 다녀오다가 병원이 궁금해서 잠시 구경을 갔었다. 병원이라는 곳이 대부분은 비슷하지만 이웃집이라서 가보았다. 


병원이라는 곳은 늘 붐비고 바쁘게 돌아간다. 마치도 질서가 없어 보이지만 질서 있게 움직인다고 생각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음악으로 친다면 병원은 많은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연주장 같았다. 의사, 간호사, 약사, 자원봉사자와 환자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보호자까지도 모두 생명 치유와 인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선종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예술가들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음악연주장도 그렇지만 병원도 보이는 곳에서 갈채를 받는 화려한 연주가들 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곳 중의 하나이다. 병원에서 그분들의 노고는 절대적이며 찬찬히 찾아보면 뒤쪽에서 묵묵히 맡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시는 분들이 결코 적지 않다. 


수없이 오가는 차량을 정리해 주시는 주차요원들과 지하에 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기계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시고 계시는 것이다. 병원하면 떠오르는 병실과 진료실, 수술실 등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곳이다. 거대한 병원이 끝임 없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음과 탁한 공기 속에서 기계와 장비가 멈추지 않도록 열심히 근무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분들 역시 무대 중심에서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의사나 간호사와 다를 바 없이 병원의 사명 구현을 위해 함께 연주하는 뛰어난 연주자들이다.  


생명 안에 머무른다는 말의 의미는 몸의 여러 기관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서로가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유기적인 관계가 하나라도 깨어지면 우리는 신체에 병이 났다고 표현한다. 마찬 가지로 연주장에서 아무리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가 있어도 그 피아노를 무대 위로 올려주는 조력자들이 없으면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병원도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과 부서가 조화로운 공존을 있어야 한다. 조화로움의 척도는 팀워크로 나타난다. 우리말은 아니지만 팀이라는 말은 ‘함께한다’는 강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에도 모든 관심과 집중은 사제 혼자서 받는다. 하지만 제대를 차려주시는 수녀님들과 봉사자들, 아름다운 성가를 위해서 반주해주시고 합창을 해주시는 성가대원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전례단원들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반 쪽 짜리가 되고 말 것이다. 병원이든 성당이든 세상 일이라는 것이 여럿이 함께하는 과정에서 조화와 화합이 이루어야만 목적대로 생명을 구하고 공동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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