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어떤 생명이 소중하지 않은가?

2022. 10. 17. 오전 9: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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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전쟁이 일어났던 한참 전에 세계 곳곳에서 맨몸으로라도 전쟁을 막아보겠다며 바그다드에 도착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른바 인간방패들이다. 이들은 주로 폭격 가능성이 높은 시설물에 배치되어, 만약 미군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폭격을 감행한다면 기꺼이 죽겠다고 선언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웃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던 나는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아무리 이웃사랑을 외쳐온 사람일지라도 함부로 흉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이 아닐까? 


자연계 안에서 자기희생은 대체로 같은 종 내부에서 일어나지만 유독 인간만은 예외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은 다른 모든 생물종들이 인간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이것이 과연 옳은 태도일까? 다른 모든 생물종들을 멸절시켜서라도 지켜야 할 만큼 인간의 생명은 그렇게 값어치 있는 것일까? 사실 언론에 쉼 없이 등장하는 인간의 행위는, 그 어떤 벌레 만도 못할 정도로 구질구질하고 파렴치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잔혹한 짓은 같은 종인 인간들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종들에게도 천연덕스럽게 저지르면서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만일 다른 생물종들이 없다면 인간의 생명유지와 존엄성이란 것을 어디에서 찾겠는가? 존엄성은 고사하고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존재는 서로 의지하여 이 세상에 발붙이고 사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가 아니라 ‘네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이다.

따라서 우리의 이웃 사랑은 인간을 넘어서 모든 존재에게도 확대되어야 한다. 그것이 그동안 인간이 생태계에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죄업에 대한 참회의 몸짓이요 모든 존재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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