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빠른건 행복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2022. 10. 4. 오후 5: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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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바쁘게 사는 사람은 한국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외국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한국으로 발령이 난 친구가 처음에 한국 회사의 빠른 일 속도에 적응하느라고 무척이나 고생했다고 실토한 적이 있다. 조직의 장이나 간부는 고사하고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서로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바쁜 게 사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어디 어른들뿐인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교 앞에 대기하고 있는 학원버스를 타고 보습학원이나 체육, 음악 학원으로 계속 이동해서 늦은 밤에 집에 들어올 정도로 어른 못지않게 바쁘다.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이렇게 바쁘게 산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거나 행복의 크기가 더 커지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마치 바쁘게 살지 않으면 낙오자라도 되는 양 부지런을 떨고 있는 모습이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무척이나 안타깝게 느낀다.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보자. 우리가 바쁘게 살아온 지난 수십 년을 한번 돌이켜보자. ‘나는 바쁘게 살았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라고 애기를 할 수 있을까? 자동차를 타고 길을 달려보면 속력을 급하게 낼수록 가까이에 있는 풍경은 잘 보이지 않는다. 멀리 있는 풍경은 속력을 내든 안 내든 다 보이게 마련이므로 문제가 될게 없다. 

그런데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가까이에 있는 풍경, 즉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 사회가 날이 갈수록 삭막해지는 것은 지나친 속력으로 인해서 이웃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저 멀리에 있는 풍경이 아니라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이웃과의 관계에서 얻어질 가능성이 더 많다. 그것은 이웃들에 둘러싸여 아옹다옹 살고 있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추상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바쁘게 살고 있는 서구인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통계를 보아도 확인할 수 있다. 


막연하나마 행복은 속도와 반비례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대체로 무서운 속력을 내는 사람들은 까닭 없이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결국에는 자신마저도 망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살다 보면 속도를 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가 보여주고 있는 높은 속도는 ‘어쩌다’가 아니라 거의 ‘올 타임’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이참에 한 가지를 제의하고 싶다. 아침이든 저녁시간이든 커피나 차 아니면 물 한 잔을 앞에 두고 아주 천천히 마셔보자는 것이다. 아침시간이라면 하루에 해야 하는 일이나 저녁시간이면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천천히 되새겨보면서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이웃과의 관계를 돌아본다면 행복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조금씩 나의 주위를 맴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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