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2)
깊은 겨울 골짜기
그 처절했던 고독의 끈이
나를 꽁꽁 묶은 채
열차는 콘크리트 삶의 싸움터로
무참히 내몰고
발버둥쳐 봐야 헛일이었네
덜커덩 첫발을 옮겨 놓았으니
돌아올 수 있을까
산그림자 끌어안고 속으로 울어도
누구 하나 눈길 주는 이 없네
눈꽃 하얀 웃음 외면할 순 없어
황홀한 꿈 노을 속으로
잠겨러 달리네
역장의 깃발 이별가 부르는데
수양목 참새들은 지금쯤 떠났겠지
나도 산모퉁이 지나고 있으니
사랑하던 이 미워하던 이
미련 끈 끊어버려야지
왜 짐짓 몰랐던가,
이 세상이 간이역임을
-추보 박영만 시집"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