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쓰시겠답니다.
교회 내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면 모두가 ‘예’라고 답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모두가 하나 같이 손사래를 친다.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워 손사래 치기도 하지만 대부분 교회 일로 묶여 있기가 싫은 이유가 크다. 머릿속 계산을 빠르게 하고 ‘아니오’라고 답한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1,28)
다시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1,30-31)
응답한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응답 ‘예‘를 들려주는 순간 우리 가운데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알게 된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이사7,14)
나는 남이 일을 부탁하면 어려운 일 일 때라도 머리를 굴리지 않았다. ‘주님이 쓰시겠다’면 ‘예’라고 응답하며 살았다. 은총이 가득했고 기뻐하며 살았다. 내가 일회용 소모품이 될 때라도 나는 주님의 뜻이라면 ‘예’라고 응답하며 살았다.
내 안에 주님께서 함께 하셨다. ‘임마누엘’
2022.12.20 대림4주간
윤병훈 베드로 ‘놀체인 양업’
윤병훈 베드로 신부님의 말씀을 다시 곱씹어봅니다.
저도 주님께서 쓰시겠다고 하면 “예,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응답을 하는 편입니다.
1989년도에 세례를 받고 지금까지 33년 간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여곡절(迂餘曲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니요”가 아닌 “예”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구역장, 남성 총구역장, 선교분과장, 사목회 부회장, 꾸리아 단장, 꼬미씨움 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주님께 받은 은총이 너무나도 벅차 감사할 뿐입니다.
모두 “예” 이었지만 단 한 번 “아니요”라고 대답한 일이 있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15여 년 전에 본당 신부님으로부터 사목회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느끼는 것은 ‘사목회장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사목회장은 신부님을 보좌해 드려야 하고 본당 행사나 특별한 날에 많은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데, 저는 사실 그럴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부님께 “저는 능력도 부족하지만 사실 신부님을 보필할만한 금전적인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진솔하게 말씀 드렸더니 신부님께서 “일주일만 함께 기도해봅시다.”라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일주일을 곰곰이 생각했지만 집 월세 받아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어 다른 방법이 없어 일주일 후 신님께 “신부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재정적인 면에서 안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알겠습니다.”라고 받아들이셨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외엔 “예”라고 하였습니다.
✠ 마태오 복음 21, 28-31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는 않았다.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본당에서 봉사하실만한 분은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막상 봉사직을 맡아 달라고 하면 “바빠서 맡을 수가 없다”라고 한마디로 거절을 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에게 분명히 상급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마태 21, 31)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 21)라고 이렇게 문제와 답을 함께 알려주고 계십니다. 이래도 봉사직을 사양하시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 37-38)라고 수확할 일꾼을 보내 달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쓰시겠다고요. 그 말씀에 대한 답은 “예, 제가 하겠습니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