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통상문으로 살펴본 미사 소프트웨어 / 정훈 신부님 강의 내용 요약(1)
미사에 대한 생각 바꾸기= 성사에 올바르게 참례하려면, 성사를 대상화하는 고정관염부터 바꿔야 한다. 우선 성사의 근본적인 역할을 인격적이고 실천적인 의미로 깨달아야 한다. 가톨릭교회의 성사는 궁극적으로 ‘온 세상을 거룩하게 만드는 일’ 이다. 또한 당장 실존적으로 내가 알아들어야 하는 일은 ‘나를 거룩하게 만드는 일’ 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사에 대하여= ‘미사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 ‘주님의 식탁’, ‘최고의 기도’ 등의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다. 물론 중요한 내용이다. 그러나 미사가 그렇게 엄청난 ‘은총의 보고’ 라는 사실은 미사 참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해야 깨달을 수 있다. 체계적인 영적 성장을 거치지 않고, 남이 알려주었지만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하느님의 잔치’ 인 미사에 참례하다보니, 우리는 흔히 ‘미사를 본다.’ 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 강 건너 불구경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표현은 발바닥과 혓바닥만 성당에 와 있다고 자백하는 것이 된다. 내가 미사 속으로 들어오고 미사와 섞여 거룩하게 변할 생각을 해야 한다. 미사를 자기 삶으로 만들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미사가 무엇이냐?’ 하는 문제보다 ‘미사를 어떻게 참례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훨씬 중요하다. 성체성사, 즉 미사는 한마디로 ‘나를 예수로 만드는 일’ 인데, 지금처럼 미사에 참례하면 결코 예수님이 될 수 없다.
평생을 함께 산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하느님과 의사소통이 저절로 되리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사 통상문을 꼭 외어야 하는 것이다.
미사 통상문은 면허시험의 필기시험과 마찬가지다. 뻔 한 것이라고 우습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다. 대부분 신자들은 ‘미사는 사제가 알아서 하겠지.’ 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해야 하는 부분만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미사의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이제 ‘미사는 전문가인 신부님이 알아서 하시고 나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야지’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돼지 목에 걸린 목걸이나 개발에 편자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사에 참례하는 자세는 지금과 거꾸로 되어야 한다. 예수님과 그분을 수행한 사제를 모시고 미사를 지낼 잔치 상을 직접 차리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바로 내가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미사를 주관한다는 것을 깨닫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미사를 통해 내가 예수가 되려면 지금까지의 인식을 전환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미사가 겉보기에는 예수께서 우리를 초대하는 잔치이지만, 미사 속으로 깊이 참례하다보면 이제 내가 그분을 주빈으로 모시고 내 삶을 재료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예전에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혀 당신을 우리 먹이로 주시고 우리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셨던 것처럼, 이제 내 삶으로 여러 요리를 하여 가능하면 다양하고 푸짐하게 제사상을 차려야 하겠다.
그날 미사에서 새로움 찾기
우리가 미사에 대한 고정된 선입관을 갖고 있으면, 하느님의 잔치에 인격적인 신선함을 느낄 수 없다. 미사 참례의 사전 준비에 대하여 살펴보자.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새로워지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미사에 대한 신선함을 주는 역할을 하는데, 본 기도와 독서와 복음, 예물기도, 영성체 후 기도, 그리고 감사송도 포함시킬 수 있다. 특히 본기도는 그날 미사가 지향하는 큰 줄기, 즉 ‘테마기도’ 이다. 그 미사에 참례한 모든 이가 함께 공동 지향을 갖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전례적인 목적을 지니고 있다. 독서와 복음은 그 날 하느님께서 내 삶에 내려주시는 생명의 말씀이다. 그 말씀의 주인공은 하느님이 아니라, 내가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이 중요하다. 또 예물기도와 영성체 행렬을 하는 앞과 뒤에 그날의 독서와 복음을 심화시키고 내 삶과 그날의 미사를 연결하는 기본적인 묵상 재료를 제공한다.
우리는 보통 미사에 참례할 때 지참하는 미사 책에는 이 내용들이 다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미사 참례 전에 - 집에서 토요일 밤 또는 주일 아침에, 하다못해 성당에 미리 와서 - 이 기도문들과 오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오늘 미사가 내 삶과 어떤 관계인지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 부분들은 우리가 미사 중에 주로 귀를 통해 기도하도록 되어 있는데, 본기도, 예물기도, 영성체 후 기도는 다양하고 의미심장한 신학적 표현으로 이루어져 그냥 스쳐 들으면서 기도할 수 없다. 이 기도는 우리 자신들에게 영적인 풍요로움과 신선함을 주기 위한 코너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거의 외울 정도로 여러 번 읽고, ‘내 삶의 기본 코드와 서로 상통하는 내용이 있나?’ 아니면 ‘요즘 내가 갈망하던 문제를 신앙적으로 바라보는데 어떤 역할을 하나?’ 하는 검토 묵상이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미사 시간에 머리와 마음을 열어 그 내용을 내 안에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이런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귀중한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내 앞에서 하느님께서 열심히 나를 위해 피 흘리시며 설득하시는데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는 것이나 매한가지이다.
미사를 위한 사전준비= 그날 본기도를 비롯하여 독서, 화답송, 복음 환호송, 복음, 보편 지향기도, 영성체송, 영성체 후 기도 등을 미리 읽고 숙지한다. 미사 예물은 미사 책에 끼워 놓던가, 꺼내기 편한 곳에 미리 준비한다. 공복제를 지키며 늦어도 미사 시작 10분 전까지 자리에 앉아 주님 맞을 준비를 한다. 성당에 들어서면 성수 기도를 바치고 제일 앞쪽 안쪽부터 앉아 다음에 오는 사람을 위해 배려한다. 사전에 미사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몸은 성당에 왔지만 마음은 미사에 오지 않은 것이다. 성당이라는 참 삶의 현장에 와서 미사를 통해 자신의 진짜 삶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고 신앙으로 정돈해야 하는데, 머릿속이나 마음 속, 또 감각기관에 잔상으로 남아 있는 세속적인 것들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뒤숭숭한 상태로 그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것이다.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는 정성만큼 미사 전에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옷도 주님 앞에 나아가기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깨끗하고 정결한 상태인지 살펴보고 손바닥 청결 상태도 미사 전에 미리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미사 참례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당에 와 있어도 하느님 아드님의 혼인잔치에 예복을 입지 않아 쫓겨난 신세일 수 있다.(마태 22장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