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입니다. 비안네 사제는 평생 본당 사제로 사목을 하였습니다. 신학을 공부해서 많은 책을 쓰신 분도 아닙니다. 훌륭한 설교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신 분도 아닙니다. 주님을 위해서 박해를 받거나 순교하신 분도 아닙니다. 평범한 본당 신부였습니다. 그럼에도 비안네 신부님이 성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분의 성실함입니다. 화려한 언변과 탁월한 능력, 목숨을 바치는 신념과 위대한 업적이 아닐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어떠한 처지에 있더라도, 우리가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 그것만으로도 하느님께서는 기뻐하십니다.
비안네 신부님께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하느님께로 돌아오게 하신 것은 신자들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부님께서는 ‘고백성사’를 충실하게 주셨습니다. 하루에 10시간씩 성사를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교황 비오 11세께서는 유능한 학자 신부님이 아닌, 목숨을 바쳐 순교한 신부님이 아닌 평범한 본당 신부였던 비안네 사제를 사제들의 주보성인으로 선포하였습니다.
혜화동에 있는 신학교에는 신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산책길이 있습니다. 그곳에 ‘신자들이 원하는 사제 상’이라는 글이 세워져 있습니다.
1. 침묵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 나는 사제
2. 기도하는 사제
3. 힘없고 약한 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정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4. 검소하며, 물질에 신경을 안 쓰며, 공금에 명확한 사제
5. 청소년과 친하게 대화를 나누며 교리교육에 힘쓰는 사제
6.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제
7. 웃어른에게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이나 행동에
예의 차릴 줄 아는 사제
8. 본당내 각종 단체를 만들고,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우지 않으며,
평신도와 함께 본당을 이끌어 나가는 사제
9. 교구장 및 장상에게 순명하며, 동료 사제들과 원만한 사제
10. 신도들에게 알맞은 강론을 성실히 하는 사제
11. 고해성사나 성사집행을 경건하고 예절답게 하는 사제
12. 고해성사를 성심껏 주는 사제
13. 친한 교우에게만 매여
그 사람들의 말만 듣고 움직이지 않는 사제
14. 후배 사제 양성에 마음쓰며 생활하는 사제
15. 죽기까지 사제직에 충실한 사제
산책을 하면서 그 글을 읽으면서 생각을 했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고,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고, 바른 판단력과 지혜도 필요하지만 신자들이 원하는 사제의 모습은 온유함, 겸손함, 충실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거짓 예언자가 화려한 언변으로 자신의 뜻을 마치 하느님의 뜻인양 말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바라는 것은 진실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바라셨던 것은 베드로 사도의 특별한 능력도 아니었습니다. 판단력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주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신앙으로 고백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앙생활도 힘들고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감사하면서 살아간다면 물위에 빠졌던 베드로를 구해 주셨던 것처럼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고통과 아픔, 슬픔과 괴로움에서 구해 주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