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교우 분들의 기도 덕분에 피정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오늘은 6월 18일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지 9개월이 된 날입니다. 어떤 분은 100일이 되었는데 촛불도 들고,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는데 그래도 저는 이렇게 피정도 잘 하고 왔습니다. 피정 중에 날씨가 더웠는데, 피정하는 곳은 가평의 깊은 계곡이라서 더위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돌아오니 장마가 시작되었네요.
며칠 전에 1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가는 것이 1초입니다. 누가 1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고,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1초 동안에 벌은 날갯짓을 200번을 한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은 1초 만에 포수에게 날아가고, 그 공은 다시 1초가 안되어서 투수 쪽으로 날아간다고 합니다. 텔레비전은 1초에 4대가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예전에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빛은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돈다고...
소중한 시간들, 하느님과 함께하는 피정을 했으니 제게는 정말 은총과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피정 중에 제가 맡은 일은 ‘설거지’였습니다. 며칠 지나니 친구들이 말하더군요. 정말 설거지 잘한다. 더러워진 그릇과 접시 냄비가 깨끗하게 되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이것도 피정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는 정보의 시대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힘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힘을 가진 사람들은 중요한 정보를 소유하려고 합니다. 방송이나 언론은 정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보를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님을 역사는 말해줍니다. 정보를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하거나 남을 쫓아내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런 힘은 힘을 잃게 됩니다.
예수님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대신에 다른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바로 진실과 진리가 힘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말하십니다. 위선자들처럼 많은 것을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도를 해도, 단식을 해도, 자선을 베풀어도 진실하지 않으면 그것은 힘을 얻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진실하면, 진리를 이야기하면 비록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알고 계시고 하느님께서 보상해 주시리라 말씀하십니다.
최민순 신부님은 ‘두메 꽃’이라는 시를 쓰셨습니다.
외딴곳 깊은 산골짜기에 이름 없는 꽃으로 있어도 해님만, 별님만 내 님만 아신다면 아무런 근심 걱정 없다고,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노래하십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묻힐 때가 있습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 그러나 그런 정보는 분명 하나의 도구이지, 나를 하느님께로 이끄는 힘은 아닙니다. 나를 하느님과 함께 하게 하는 것은 진실과 진리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에서 출발합니다.
연중 11주간 화요일
2008. 6. 18. 오전 9:26:13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