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부 축제 내 수요일

2012. 4. 11. 오전 5:47:25

글자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일입니다. 독일은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나라입니다.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힘은 히틀러와 그를 중심으로 한 ‘나치당’이었습니다. 히틀러와 나치당에게 큰 책임이 있겠지만 당시 독일의 지성인이었던 에밀 구스타프 프리드리히 마틴 니묄러((Emil Gustav Friedrich Martin Niemoeller, 1892~1984) 는 ‘전쟁 고백서’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독일에 처음 나치가 등장했을 때, 처음에 그들은 유태인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엔 사회주의자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때도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노동운동가들을 잡아갔습니다. 나는 이때도 역시 침묵했습니다. 나는 노동운동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가톨릭교도들과 기독교인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가톨릭이나 기독교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내 이웃들이 잡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그들이 뭔가 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내 친구들이 잡혀갔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내 가족들이 더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 주위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나를 위해 이야기 해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무관심과 방관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행위가 아닌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은 율법학자, 바리사이파, 대사제, 헤로데, 빌라도의 잘못도 있었지만 그것은 하느님의 아들을 지켜내지 못한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무관심의 탓도 컸습니다.

오늘은 투표를 하는 날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직면한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세대, 계층, 지역, 이념’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 교육, 빈부격차, 농촌, 어촌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처럼 거침없이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야 하는지, 지구라는 푸른 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우리들은 잠시 이 아름다운 별에 머무는 것이고, 이 지구에는 앞으로도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야 할 생명의 터전임을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리들의 걱정은 걱정으로 남습니다. 우리의 비판과 비난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입니다. 소수의 사람만이 권력을 행사하고, 그 권력을 이용해서 힘없는 사람들을 억압할 것입니다. 우리가 투표하면 걱정과 불안은 희망과 기쁨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가 투표하면 비판과 비난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관심과 우리들의 행동은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아직 투표를 하지 않았다면 꼭 투표를 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를 찍을 것인지, 어느 당을 선택할 것인지 정하셨다면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셨다면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상대방을 비방하지 않는 사람이나 당입니다. 둘째, 개발과 발전의 틀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가치와 복지를 생각하는 사람이나 당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행동했습니다. ‘주님 날도 저물었으니 오늘은 저희와 함께 머물러 주십시오.’ 그들의 행동은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행동 없는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닙니다. 실천 없는 사랑은 관념에 머물 뿐입니다. 참여 없는 선거는 부패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겁에 질려 다락방에만 머물렀다면 그들은 안전하게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락방에서 내려와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왔습니다. 이제 그들의 발은 주님의 발이 되었고, 그들의 손은 주님의 손이 되었고, 그들의 말은 복음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이렇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신앙의 신비여!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전하며 그분의 부활을 굳게 믿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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