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어느 선교사의 '욕' -박석규 신부-

2010. 10. 9. 오전 12:42:43

글자
 10-2 어느 선교사의 “욕”  

욕을 한다는 것은 격분했을 때 격정을 못 이겨 튀쳐나오는  저속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욕을 했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선교사라 하면 일반적 관염으로는 외국인 신부나 목사를 두고 지칭하는 말입니다. 외국인으로 한국에 와서 복을 전하려면 언어의 문제가 큰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선교사들이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우스운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어느 성당에 새로 부임하신 서양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그 신부님은 우리말이 서투르셨지만 본당 사목을 하시면서 우리말을 배우는데 익살이(유머) 있는 여유를 보이시는 분이었습니다. 신부님께서 하루는 교우들과 같이 시골 교우 가정을 방문하기 위하여 마을 골목길을 걷고 있을 때 교양 없는 촌부가 허드레 물을 울타리 밖으로 버렸습니다. 때 마침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던 여러 사람 가운데 하필이면 신부님이 그 물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깜짝 놀란 신부님은 ‘어허 이럴 수가 있는가?’ 하고 쓴 웃음을 지으며 옷을 털고 한참 만에 점잖은 자세로 “해해" 하더라는 것입니다. 같이 걷고 있던 교우들은 민망해하면서 ‘이럴 수가 있을까 하필이면 신부님이 맞으시다니’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계속되더니 한 교우가 좀 의아한 태도로 ‘신부님 아까 ”해해" 하셨는데 그게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때 신부님 말씀이 ‘신부인 내가 “해해"하고 말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무엇이라고 하겠습니까?’하고 웃으셨습니다. 사연인즉 ‘일 년을”한 해“라고 하고 2년을 ”두 해“라고 하니까 ”해해"하고 해를 두 번하면 “두해”이고 이 말을 문자로 쓰면 “이년” 아니오.’ 하고 웃으셨습니다. 웃기 위해 누가 꾸민 이야기이겠지만 점잖은 신부님도 그렇게라도 표현을 하였을 법 합니다. 그런데 같은 경우를 당하고도 아무 말 없이 참아서 물을 버린 여인을 성당으로 나오게 한 한 토막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죽은 사람의 일이라면 도맡아하시는 방지거 회장님이라는 분인데 레지오 활동보고에서 ‘전교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전해준 말씀입니다. 매일 새벽 미사를 참례하러 다니는데 하루는 미사를 마치고 산동네 골목길을 조용히 걸어가있을 때, 갑자기 울안에서 여름철 신김치 국물을 울 밖으로 버리는 바람에 그만 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여름철 손질이 쉽지 않은 때에 모시 두루마기를 입은 옷에 벼락을 맞았으니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반사적으로 무슨 말이 나오려는데 어차피 버린 옷이고 새벽 미사에 결심한 바도 있어 아무 말 없이 옷을 털고 가던 길을 갔습니다. 무의식중에 자기가 버린 것을 지나가던 분이 맞았다는 것을 직감한 부인은 미안해서 무슨 말이 나오려나 생각했는데 아무 말 없이 젖은 옷을 입은 채로 멀리 걸어가는 분을 뒤늦게 문 앞에 나와서 뒷모습만 바라보았습니다.

이 부인은, 어떤 분이시기에 저렇게 참을 수가 있을까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죄스러워 하였습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깨끗하게 옷을 입고 지나가는데 무엇 하시는 분일까 생각하던 끝에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이제까지의 일을 모두 말하고 물었더니 성당에 다니시는 분이고 죽은 사람 집에 가서 어려운 일을 도와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다르시더라.' 하고 말한 이 부인은 방지거 회장님에게 감화를 받아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성당에 나와 세례를 받아 열심한 성가정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우리 모두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부족한 인간성 안에서 방지거 회장님 같은 행동이 얼마나 필요하겠습니까? 그런데 그 선(善)이 생각으로는 쉬우나 실천은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체험 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께 매달리어 기도하고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우리를 위해서 전구해 주시도록 기도하면서 생활한다면 부족한 우리에게도 놀라운 은총의 효과는 나올 것입니다.  

고사 성어에 인지위덕(忍之爲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말이지요. 참을 인(忍)자를 100번 쓰면 살인도 면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참는 습관은 자기 수양이기도 합니다. 레지오 활동, 특히 외인 권면이나 냉담교우 방문을 하다보면 인내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연령회장 방지거 형제님의 인내를 실천하는 레지오 단원이 됩시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