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않을 때 당신은 누구입니까?
가톨릭 통신광장에서 발췌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 한 마을 성당에서 수고하시는 신부님의 생일 파티를 가지기로 하였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의 정성과 사랑을 담기 위하여 각자 조금씩 집에서 빚은 포도주를 가져와서 함께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각 사람이 포도주 한 병씩을 가져와 성당의 큰 음료 통에 붓고 함께 미사를 드렸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기분이 좋아진 신부님은 "여러분이 자랑하는 포도주들을 합친 포도주의 맛이 어떤지 볼까요?"하며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포도주를 따랐습니다.
그런데..그 포도주를 처음 맛본 신부님의 얼굴이 당황스러움으로 일그러졌습니다.
그것은 음료 통을 가득채운 것이 포도주가 아니라 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두 깜짝 놀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모두가"나 하나쯤이야 물을 섞어도 상관없을 거야" 하면서 포도주병에 물을 담아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가 하는 일을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나의 가족, 직장 동료, 친구들의 눈으로부터 나의 행동, 나의 생각이 은폐될 수 있을 때, 무책임한 삶을 살고픈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낮보다는 밤에, 양지보다는 음지에서, 여럿이 있을 때 보다 나 혼자 있을 때,
건강하고 책임 있게 살아가기는 더욱 어려운가 봅니다. 점잖고, 품위 있어 보이던 분들이 운전대만 잡으면 끼어들기와 경음기로 갓 길로 질주하는 것도 작은 승용차 안에 자기를 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모든 승용차의 뒤에 운전자의 이름과 사진, 직장명만 표시한다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틀림 없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타인의 눈으로부터, 자신의 양심과 책임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며 떳떳하지 못한 쾌락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유흥가의 밀폐된 방(Room)에 들어 서는 퇴폐와 음란의 악취가 드높아만 갑니다.
모텔 주차장에 번호판을 가린 차량들-
자기가 아는 이들이 본다면 결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볼 때나 보지 않을 때나 같은 기준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성숙한 인격이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겠지요.
나의 작은 행동과 마음의 흐름까지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의 눈에 비춰보는 것, 모든 것을 아시는 그 분 앞에서 바라보는 것, 그것은 구속이 아니라, 참된 자유를 향한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유는 아무런 속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사랑의 틀에 구속되는 것이기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당신은 누구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