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

2011. 1. 10. 오전 8:31:24

글자
잃어버린 은총을 찾아서 (밭에 묻힌 보물)
 
잊을 수 없는 여인 한 사람            
  김영진 신부/원주교구 구곡본당 주임선교
 
미국에 있을 때의 일이다. 젊은 부부가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데리고 축복을 청하러 왔다. 천주교 가정도 아니요 개신교 가정인데 천주교 신자들로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며 축복기도를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서 가족 모두가 중국 선교를 위하여 떠난다는 것과 자기가 섬기는 교회에서 자기네 선교사로 파견한다는 것을 덧붙여 설명하였다. 미국에서의 안정되고 평안한 생활을 접고 미지의 땅 중국으로 하느님 말씀을 전하러 가는 것이 본인들에게는 은혜로운 일이며 큰 축복이라고 좋아했다. 나는 얼떨결에 기도를 해주고 걱정 반 기특함 반의 마음으로 그들을 보냈다. 훗날 알게 되었지만 이 교회는 별로 크지 않으면서도 세계 여러 곳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고, 또 이 교회처럼 선교사를 파견하는 개신교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얼마 전에는 천주교에 다니던 부부가 개신교로 가게 되었다며 자기네를 사랑해 주신 신부님께 죄송한 인사를 드리려 찾아왔다고 하였다. “가면 그냥 갈 것이지 왜 남의 속에 불을 지르고 가는가?”하며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점을 열심히 설명해 주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들이 개신교회를 다니며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은혜가 넘친다는 것이다. 주일에 2천명이 참석하는 대형교회인데 새벽 예배 1부, 2부에 참석하는 이들이 약 1천명이고 선교교회 1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 벌써 몇 군데에 교회를 지었으며 선교사를 파견했다는 것이다. 자기네도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있으며, 은혜를 받아서 사업도 잘되고, 기쁘고 감사하게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교사로 부름 받기를 소망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천주교는 선교에 대한 관심도 열정도 교육도 부족하다. 그저 자기네 본당만 잡음이 없이 꾸려가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부들 조차도 선교에 대하여 큰 애정도 관심도 없으며 본단 사목위원을 비롯한 봉사자들도 1년에 1명도 선교하지 못하는 사례가 태반이다. 엊그제는 내 영명 축일이라고 서울에서 교우들 몇 분이 오셨는데 그분들 말씀이 이러했다. “신부님 30년쯤 지나면 천주교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요즘 어느 성당엘 가나 어린이와 젊은이가 없어요. 나이 드신 어르신들뿐이에요. 나중에는 그 많은 성당을 개신교에서 다 사가는 것 아니에요.” 자매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했지만 내게는 무슨 예언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어쩌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
 
3년 전 군부대 성당을 지으면서 군을 지원하는 일반 목사님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개신교는 ‘이공이공(2020) 계획’을 세워서 군에 들어오는 병사들을 2020년까지 매년 20만 명에게 세례를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군에 사목을 지원하는 목사가 1천 여명이나 되며 그 선교 기금은 그 지역 교회에서 지원 한다는 것이다. 교단이 서로 다르면서도 선교에 대해는 일치하기에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의 차별 없이 후원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교회임을 자랑하는 가톨릭이면서도 자기네 본당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천주교의 속성이 비교되는 듯해 부끄러웠다.
 
그러나 천주교에도 희망이 있다. 많은 나라에 사제, 수도자들이 파견되어 선교사의 길을 가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잊지 못하는 선교사가 한 분 있다. 그는 사제도 수도자도 아니며 적도의 땅 에콰도르에서 선교하시던 한 자매이다. 나는 15년 전 에콰도르를 방문했을 때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직업이 간호사였는데 한국에서 10년간 병원에서 일하며 모은 돈을 간단한 의약품과 비타민, 초콜릿 등을 사가지고 에콰도르에 입국해 콰야킬 이라는 농촌 교구의 한 시골에서 일하고 있었다. 후원자도 없으며, 오직 자기가 번 돈과 선교에 대한 열정 하나로 그곳에서 일한다고 했다. 참으로 놀라웠다.
 
그의 아내는 10여 일간 이곳 저곳의 사람들을 방문하여 한 여인의 뜻이 이곳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가 건네주는 간단한 의약품과 비타민 그리고 초콜릿은 그들에게 구원을 주는 말씀과도 같은 것이었으며, 그는 그 구원의 말씀을 날라다 주는 천사와도 같았다. 사실 나이도 어린 평신도 선교사의 그 희생과 선교 열정을 보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지금은 소식도 없지만 선교에 대한 기도와 묵상을 할 때마다 나는 선교 현장에서 뜨겁게 자신을 불사르던 그 여인을 잊을 수가 없다.
 
선교는 남의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이의 의무이다. 그리스도께서 명하셨기 때문이다. 선교는 좋은 땅에서 자라는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 그 마음에 사랑이 있는 땅, 희생이 있는 땅, 찬미와 감사가 있는 땅, 그리고 성령의 은혜가 넘치는 땅이 될 때 자랄 수 있는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그러한 땅이 되기 위한 끊임없는 기도와 열성을 가져야 된다. 그래야 우리는 우리가 세상에 온 목적이 하느님의 구원을 전하기 위하여 파견된 또 하나의 선교사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참 소중한 당신 2006/07월호-에서 옮김
 
2011년 교구장님 사목교서에서도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로 2020운동을 필달하자고 강조하셨습니다. 2020운동은 2020년까지 서울시 인구대비 복음화율을 20%대로 끌어 올리자는 말씀입니다. 현재 복음화 율이 13.7%대 이니까 6.3% 상승은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지난해 말 KBS에서 방영한 제1회 봉사 대상에서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이신 '고 이태석 신부님'이 영예의 대상을 수여하였고, 각 학교와 공공기관, 심지어는 개신교에서까지 선교사 파견용으로 '울지마 톤즈'를 방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몇년 전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으로 메스컴에서 우리 천주교를 PR 했었는데, 이제 이태석 신부님께서 아프리카 수단에서 살신성인으로 일궈낸 천사 같은 사랑이 세상을 울리며 다시 천주교를 PR 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고보면 '2020운동'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무난히 달성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냥 감나무 밑에서 홍시가 입안으로 떨어져 주기만을 바라고 입을 벌린채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 본당 기획분과 홍보팀에서도 돌아오는 주일 오후 2시 대성전에서 '울지마 톤즈'를 방영한다고 하네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복음화에 앞장섰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이 땅에 새로운 복음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해봅니다.
 
                                                     ㅜ

댓글 1

  • 2011년 1월 10일 오후 1:51

    "선교는 좋은 땅에서 자라는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 그 마음에 사랑이 있는 땅, 희생이 있는 땅, 찬미와 감사가 있는 땅, 그리고 성령의 은혜가 넘치는 땅이 될 때 자랄 수 있는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이야기가있는 풍경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