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영화, '위대한 침묵'

2009. 12. 9. 오후 12:24:27

글자
"주께서 저를 이끄셨으니 제가 이 곳에 있나이다"
그들의 침묵은 이렇게 시작한다.
 
'위대한 침묵'(Into Great Silence)은 하느님을 향한 간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보여준 다큐멘타리 영화이다.
해발 1,300 미터 알프스 산 언덕위, 사방이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인 높고 고요한 그 곳에서 은둔과 침묵 속에 기도, 공부와 노동으로 단순 청빈한 일생을 보내는 하느님의 사람들이 있다.
 
그 곳에서 세상의 시간은 정지해 있다. 
그들의 기도 안에서 세상의 소란은 먼지가 된다.
모든 장면은 깊은 침묵으로 꽉 차있다.
 
수도자들의 침묵하는 모든 몸짓은 그리움과 기다림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자연과, 사물과,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 발걸음, 손놀림 모든 것은 어느 소리보다 아름답고 깊고 담담하다.
그들이 숨쉬는 모든 순간과 움직은 하느님을 만나고자 하는 열망과 기도이다.
 
"무엇을 구합니까"
"은총입니다" 수도원 장상과 갓 입소한 한 젊은 수도자의 대화.
 
작은 방 낡은 장궤에 무릎꿇고 긴 시간 미동없이 기도하는 수도자의 옆 모습,
모자달린 흰 수도복을 입고 길고 좁은 수도원 복도를 걸어가는 수도자들의 뒷 모습,
마루바닥에 앉아 햇볕 가득한 창 밖을 응시하며 낡고 작은 그릇의 스프를 천천히 떠먹는 모습, 
하루에도 몇 번씩 높은 천장에서 내려온 긴 밧줄을 끌어내리며 종을 치는 야윈 수도자의 모습,
수도원 작은 정원 테두리를 벗은 발로 천천히 걸어가며 묵상하는 수도자의 모습,
 
영화 속 모든 장면은 세상의 시간을 넘어서 있다.
욕심과 번민 한 점 흔적없이 맑은 얼굴들이다.
침묵은 그들의 영원함을 향한 그리움의 '소리'이자 '기도'이다.
 
카루투지오 수도원 사람들의 일상은
마르지도, 닳지도, 소멸되지도 않는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성프란치스코 드살의 잠언 첫 줄이 생각났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다 헛된 것이다"
 
영화 내내 나와 관객들은 '피정'을 하듯, 화면 속 수도자들의 아름다운 침묵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댓글 2

  • 2009년 12월 11일 오후 10:06

    23일까지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러가네요^^ 저희도 월요일에 레지오단원들과 함께 다녀올 생각입니다.

  • 2009년 12월 12일 오후 12:20

    우리는 부부가 오늘 가려고 예약 표 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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