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꼭 잘해낼 거야!”
그때까지만해도 소녀는 자신이 화장실 청소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의욕이 차 있다 해도 냄새나고 더러운 화장실 청소가 반가울 리 없었다. 화장실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더러운 것을 보고 지독한 악취를 맞는 것도 힘들었지만 체력적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희고 부드러운 손을 변기 안으로 집어넣을 때면 금세 속이 울렁거려 토할 것만 같았다.
‘새 변기처럼 깨끗하게 닦는다!’라는 것이 모토일 만큼 회사는 화장실 청소에 매우 깐깐했다. 소녀가 메슥거림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오려고 할 때, 갑자기 회사 선배가 화장실에 들어오더니 소녀가 쥐고 있던 수세미를 뺏어들었다. 그리고는 변기를 새것처럼 반질반질하게 닦은 다음 변기 안에 있는 물을 떠 마시는 게 아닌가.
‘아니! 변기의 물을 마시다니!’
소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게다가 선배의 표정에는 그 어떤 거부감도 없었고 매우 자연스러워보였다.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효과가 큰 법. 과연 소녀도 그런 선배의 행동 앞에서 절로 고개를 숙였다. 선배는 말 한 마디 없이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진리를 소녀에게 깨우쳐주었다.
‘새 변기처럼 깨끗하게 닦는다!’는 회사의 규정은 바로 변기 안에 있는 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녀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놀람과 동시에 소녀는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닳았다. 소녀는 주먹을 불끈 쥐며 결심했다.
‘그래! 내 평생 화장실 청소만 하고 살아야한다며 이왕 하는 거 화장실 청소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가가 되자!’
그때부터 소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소녀의 실력은 마침내 소녀를 깨닫게 해준 선배의 수준까지 이르렀다.
당연히 소녀도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소명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숱하게 변기 속 물을 마셨다. 소녀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삶을 향해 그렇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몇십 년 후, 소녀는 일본 정부의 우정상이 되었다.그녀가 바로 노다 세이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