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늑대가 친구가 되어 동굴 속에 함께 살게 되었다. 둘은 사냥도 함께 다녔고 어디를 가더라도 꼭 같이 붙어다녔다. 그 모습은 어느 누가 보아도 의좋은 형제처럼 보였다.
어느 늦은 가을밤, 저녁을 먹고 모닥불 가에 앉아 닥쳐올 겨울을 걱정하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둘은 한 가지 문제를 놓고 서로 의견이 달라 심한 말다툼을 벌이게 되었다.
그 문제란’겨울밤에 달이 초승달일때가 날씨가 더 추운가? 아니면 보름달일때가 더 추운가?’라는 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먼저 여우가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말했다.
“겨울 밤에는 반달이 떠 있을 때가 제일 추워. 그런 밤이면 추워서 꼼짝도 하기 싫다니까.”
여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늑대가 그 말은 얼토당토 않다고 반박을 하고 나섰다.
“그건 전혀 다른 얘기야, 오히려 그 반대라고, 오늘 같이 이렇게 보름달이 뜬 밥이 훨씬 더 추워!”
둘은 서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말싸움을 벌이다가 새벽녁이 되어서야 겨울이 오면 작접 확인하자고 의견을 모으곤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아직 겨울이 오려면 두세 달은 더 있어야 했고, 날마다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며 말다툼을 벌이던 둘은 조금씩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다. 참다못한 여우가 늑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둘이 사는 동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수행을 하고 있는 수도승이 있었는데 여우의 제안으로 그 수도승을 찾아가 이 문제를 풀어보자는 것이었다. 여우의 제안에 찬성한 늑대는 그 길로 곧장 수도승을 찾아갔다.
둘의 말을 들은 수도승은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시 한 수를 읊었다.
“초승달이 뜨든지, 보름달이 뜨든지
그것이 한 겨울밤 추위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본래 춥고 더운 것은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니
어리석은 짐승들아
바깥 추위를 탓하지 말고 네 마음을 원망하여라
옳은 것도 없고 틀린 곳도 없다.”
우리는 참 많은 것들에 억매여 산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씨가 추우면 추워서 걱정이고 반대로 더우면 또 덥다고 성화들입니다. 사소한 것에 너무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크고 높은 것들에게 눈높이를 맞추어야 마음도 그만큼 넓고 맑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