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이맘때쯤이면 고샅에 피어나던 봉숭아 꽃잎들이 보이곤 했습니다..
화려하고 품위있게 피진 않아도 봉숭아 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지요..
아홉살 많은 누님과 누님이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던 그 풍경..
그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손톱에 물들인 붕숭아물이 첫눈이 오기 전까지 빠지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더군요. 요즘에야 봉숭아 물들이는 수고를 하지 않지만..
어쩌면 아름답게 보이려는 노력 뒤편에 있는 마음의 정갈함을 추구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맑은 달과 내 품에 떨어질 것 같은 별들 사이로..
모기를 쫓기 위해 태우던 풀잎 연기의 메케함 속에 눈물도 떨어지곤 했습니다..
요즘 바르는 메뉴큐어야 바르면 곧장 표가 나지만 봉숭아 물이야 그렇지 않죠..
무명실로 꼭 잡아매 조심조심 다루며 어떤 색깔이 나올까 잔뜩 기대하던 누님의..
그 표정도 잊을 수 없습니다. 철없이 끼어 나도 새끼손가락에 물을 들였었지만..
물이 들기까지의 긴 기다림을 하지 못해 핀잔을 듣곤 했는데..
이젠 정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봉숭아 물과 무명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봉숭아학당에서 열공하는 우리는..
어떤 관계로 묶여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손가락에 무명실 매주던 그때의 누님처럼..
서로에게 진실한 무명실 매어주는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