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이야기

2009. 9. 17. 오후 6:58:29

글자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작품 인어공주 이야기는 너무 아프고도 슬퍼서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작품이다. 그 시절에는 아마도 그 이야기를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두고두고 생각해보면서 그 이야기의 절절한 아픔들을 삶 속에서 생각하게 한다. 그 이야기를 만화영화로 만든 월트 디즈니는 아주 재미있는 해피엔딩의 즐거움으로 결말을 맺어내지만, 정말로 실제의 삶은 디즈니의 환타지가 아니라 안데르센의 이야기처럼 절절하고도 아픈 것이 본 바탕인 것만 같다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안데르센이 그려내었던 인어공주는 바닷속 인어나라의 공주였다. 어의 그대로 반신만 인간인 인어였다. 그러나 어느날 뭍의 나라의 왕자님을 보고는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뭍으로 가서 왕자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인간의 다리를 갖기를 원한다. 마술할머니를 찾아가서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엄청난 댓가를 요구한다. 인어공주가 인간의 다리를 갖게 되려면 그 댓가로 혀를 달라고 한다. 즉, 다리를 갖는 대신에 말을 못하게 되는 것이며, 다리를 가지고 걷게 되면 발로 땅을 디딜때마다 칼로 에이듯이 발바닥이 아프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인어공주는 다리를 얻기 원했다.

   뭍으로 올라간 인어공주는 다리를 가지고 걸어서 왕자님을 만났지만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아픔을 누르지 못하고 왕자님과 사랑을 절절히 원하는 인어공주는 다시 마술할머니를 찾았다. 마술할머니는 왕자님과 하룻밤 사랑을 하게 되면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서 사라지고 만다는 댓가를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인어공주의 목숨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그것도 받아들인다.

   바다나라의 다른 인어공주의 언니들이 이 사실을 알고서 마술할머니의 주술을 풀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인어공주를 찾아온다. 인어공주가 왕자님과 사랑을 나누기 전에 왕자님 가슴에 칼을 꽂아서 그의 생명을 빼앗으면 인어공주는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그것을 거부하고 왕자님과 하룻밤의 사랑을 나누고 다음날 새벽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사랑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버린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삶의 허상들을 찾아서 인생을 허비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군상같은 생각이 들때마다 댓가들이 아프고 또 아팠다. 사랑만이 아니라 명예나 지위나 돈..권력..때로는 종교적인 깨달음이라는 이유로 당연한 삶 이외의 다른 어떤 것들을 간절히 얻기 위해서 자신의 많은 인간적인 것들을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열망들을 생각해본다.

   젊은 시절에 그것들은 찬란하고도 반짝여서 그것이 나의 삶을 갉아먹어 어떤 댓가를 치르게 하더라도 얻고만 싶었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물거품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지만, 그리고도 남아서 왜곡된 모습으로 인생을 부지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다른 이들을 희생시켜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나 역시 질풍노도 같은 젊음의 댓가가 참으로 쓸쓸했다. 댓가를 치르지 않는 열정은 없다. 그렇지만 남은 긴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열정을 위하여 자신을 살라버리는 그 간절함들이 그렇게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아프다.

   삶이 디즈니의 만화영화처럼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고 끝낼 수 있는 단막극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이 원하는 것만을 택해서 살고 말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편할까?

   삶의 열정을 바른 방향으로 펼쳐서 두고두고 인생을 아름답게 펼쳐나가도록 처음부터 알고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쉽게 마음 속에서 다스려져 나아갈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은 그 댓가를 치르면서 자신을 살라먹고 만다. 그 뒷모습이 반드시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그러나 말이다. 그것도 없는 젊음은 어디있는가 말이다..

댓글 5

  • 2009년 9월 17일 오후 8:44

    그래요 인어공주 이야기는 너무 슬퍼서 사랑이 무언지 모르던 그 어린 시절에도 가슴이 싸~했던 기억이 납니다.

  • 2009년 9월 17일 오후 8:50

    인생이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끝도 알 수 없는 연속된 사진의 흐름이란게 문제죠. 그래도 때로는 아름답습니다..

  • 2009년 9월 18일 오후 6:28

    어릴적에 읽은 인어공주, 백조 왕자, 파랑새,라푼젤 등등..모든 동화가 희망과 꿈을 심어 주었더랬어요..요즘은 어른들이 읽는 동화로 다시 편찬되어 나오던데..넘 잔인하더라구요. 헐~

  • 2009년 9월 19일 오전 9:26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그것이 인생의 이야기라면? 메마른 인생보다는 질풍노도같은 젊음이 기억으로 한곳에 있는 그런 인생,,,

  • 2009년 9월 20일 오전 6:07

    순교자는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해 묵숨을 내 놓고 인어공주는 이성간의 사랑 때문에 목숨을 내 놓고 ... 우리 범인들은 목숨을 위해서 모든 걸 내 놓고....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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